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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렁탕 ‘탄소발자국’은 콩나물국의 100배
곰탕·갈비탕·불고기 순 “문제는 다 소고기때문” …
이현주 ‘한국고기없는 월요일’대표 “일주일에 한번만이라도 고기없이”


우리가 늘 먹는 밥상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는 대체 얼마나 될까. 한 끼 식사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는 ‘얼마나 먹느냐’보다는 ‘무엇을 먹느냐’를 따져봐야한다. 음식별로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우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한국고기없는 월요일’은 이와 관련된 논의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소문동에 위치한 환경재단에서는 ‘당신의 밥상이 남긴 발자국’이라는 주제로 시민정책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환경보호와 관련해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고 지적받은 음식은 ‘소고기’ 였다. 소고기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탄소 발자국’과 ‘물 발자국’ 모두에서 압도적으로 수치가 높았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소문동 환경재단에서 개최된 시민정책포럼에서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밥상의 탄소발자국’ 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탄소ㆍ물 발자국 가장 높은 소고기=이날 강연을 맡은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개발한 ‘밥상의 탄소발자국’ 계산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는 섭취빈도가 높은 총 65종 한식을 대상으로 각각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쉽게 확인하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스마트그린푸드 홈페이지’(www.smartgreenfood.org)에서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이란 일상생활에서 만들어 내는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 총량을 표기한 수치다. 또한 각 음식들은 표준화된 조리방법(아름다운 한국음식 300선. 농림축산식품부 2008책자 기준)에 따라 만든 음식으로 수치화했다.

1인분을 기준으로 한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결과, 탄소발자국이 가장 많은 한식 메뉴는 ‘설렁탕’으로 나타났다. 설렁탕의 온실가스 배출량(㎏CO2eqㆍ모든 종류의 온실가스를 CO2로 환산한 단위)은 10.01로, 콩나물국(0.12)보다 무려 100배 정도의 차이가 났다. 설렁탕 다음으로는 곰탕(9.74), 갈비탕(5.05), 불고기(3.48), 육개장(3.01), 물냉면(2.44), 소고기무국(1.92) 순으로 배출량이 많았다. 모두 소고기가 들어가는 음식이다. 음식으로 인한 온실가스 주범은 소고기라는 사실이 여실하게 드러난 결과다. 더욱이 이 수치는 음식의 폐기 단계를 제외하고 생산단계와 배송단계, 조리단계에서만 산정한 것이다. 폐기 단계까지 더한다면 수치는 더욱 올라간다.

이러한 소고기 음식을 채식 메뉴로 대체하면 어떨까. 육개장 대신 북어국을 먹을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은 3.01(㎏CO2eq.)에서 0.29로 크게 줄었다. 모든 한국인(2017년 20-50대 전국 인구 기준, 국가통계포털)이 단 한끼 식사에서 이같은 메뉴로 변경한다면 8523만6581㎏CO2eq.의 온실가스가 감축되며, 이는 소나무 1291만 4633그루 효과(30년산 소나무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온실가스량, 국립삼림과학원 자료)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윤희 선임연구원은 “한 끼 식사에서 얼마나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지 알아야 이를 줄이려는 노력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소고기는 ‘물 발자국’(Product Water Footprint)에서도 가장 큰 수치를 보였다. ‘물 발자국’ 이란 원료생산부터 포장지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 사용되는 물의 양을 말한다. 임송택 에코네트워크 대표는 “물 발자국이 큰 가축에서도 특히 소고기의 물 발자국은 가장 압도적”이라며 “일반적으로 1㎏의 소고기를 만드는데 2만㎏의 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돼지고기, 닭고기보다 소고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므로 가장 쉽고 효율적으로 환경을 살리려면 소고기의 섭취를 가장 먼저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1회, 소고기 음식만 줄여도=일상에서 우리가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의 선택은 건강과 환경, 경제의 3가지의 주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임 대표의 말대로 소고기 소비만 줄여나가도 상당히 많은 문제들이 풀려나간다.

이현주 ‘한국고기없는월요일’대표는 “가축의 사육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가스가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력까지 더한다면 실제 육식과 채식메뉴에서는 더욱 큰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한국고기없는월요일’은 일주일에 단 한 번만이라도 고기 소비를 바꿔보자는 느슨한 운동”이라며 “고기섭취 줄이기를 통해 우리가 이룰수 있는 것들은 많다”고 강조했다.

육성연 기자/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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