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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연내 서울 답방 불발 가능성 높아져…靑 “현실적으로 힘들다”

[헤럴드경제=신대원ㆍ홍석희 기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추진 과정에서 일대 사변으로 기록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결국 불발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앞장서 불 지폈던 청와대도 기대를 내려놓는 모습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0일 “현실적으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힘들 것 같다”며 “북측의 결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우리도 준비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난 주말을 넘기면서 어려워졌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전날 오후 김 위원장 답방과 관련한 입장문에서 “우리로서는 서두르거나 재촉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정부와 청와대가 김 위원장 연내 답방이 가능하고 필요하다면서 사실상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던 데서 한발 물러난 셈이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불발 쪽으로 급격히 무게가 쏠리게 된 것은 무엇보다 북미 간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둘러싼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가 대화의 끈은 놓지 않고 있지만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년으로 넘어가고 고위급회담마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서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대규모 남북경협 프로젝트 등 뚜렷한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북미대화 진전을 비롯해 여러 가지 여건이 조성돼야 간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며 “이런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내 답방 약속만 지키겠다고 김 위원장이 서울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이어 “김 위원장으로서는 북미대화가 진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을 찾는다면 비핵화에 대한 또 한번의 확약과 추가 조치를 내놓아야할텐데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북미대화 진전 이전 서울을 찾는다면 내놓을 것만 많고 챙길 선물 보따리는 크지 않다는 얘기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제재 유지 입장을 재확인하고, 중국이 미중정상회담에서 북한과 관련 미국에 100% 협력하기로 한 것도 김 위원장으로서는 만족스럽지 않은 대목이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2019년이 2020년 노동당 창건 75주년과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성공적 결산을 위한 준비와 3월 최고인민회의 14기 대의원 선거 등이 예정된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연내 서울 답방은 시기적으로 촉박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이 최근 노동신문 등을 통해 학습투쟁, 사상투쟁을 강조하고 있는데 대대적인 내부정비를 준비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 협상시스템 재정비를 비롯해 인적청산과 조직정비 등이 포함될 텐데 남북정상회담까지 소화해가면서 추진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적 여유도 충분치 않다.

평양이나 판문점과 달리 서울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려면 김 위원장의 의전ㆍ경호 등과 관련해 남북 간 보다 치밀한 조율이 불가피한데 ‘연내’는 불과 2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이전부터 ‘백두수호’, ‘백두칭송’과 ‘백두청산’으로 나뉜 남측 내 여론흐름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신변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남남갈등이 자칫 극렬양상으로 전개되기만 하더라도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에 북한 ‘최고존엄’의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하다.

다만 김 위원장 특유의 파격적인 스타일상 막판 서울 답방 가능성은 미약하지만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청와대는 마지막 순간까지라도 북한의 답변만 온다면 필요한 준비 절차를 최소화해 서울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불발 쪽으로 무게가 실리면서 청와대의 메시지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대북소식통은 “북미가 물밑에서 2차 정상회담을 비롯해 대화 일정을 잡아가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연내 답방을 키워 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며 “청와대의 전체를 보는 시야가 좁다고 해야 하나, 외부상황과 절연됐다고 해야 하나 지나치게 연내 답방에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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