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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동설한 속 단식으로 취임100일 손학규...다당제 넘어 의원 내각제로?
- 최고령 단식자…선거제도 개혁위해, 출구없이 단식
- 실패하면 다당제도 개헌도 사라진다…정치적 배수진


[단식 5일째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40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0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엄동설한 추위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국회 로텐더홀 바닥에서 열었다. 만 71세인 그는 ‘선거개혁을 위해 한몸 바치겠다’며 출구전략 없는 단식투쟁에 나섰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바른미래당은 정치개혁의 구심점이 돼야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조직의 정비를 차질없이 진행해달라”고 강조했다. 선거제도 개혁을 양보할 수 없는 사안으로 상정한 셈이다.

손 대표는 지난 6일 주요 정치인으로는 최초로 70대 나이로 단식에 나섰다. 이날로 5일차를 맞았다. 199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방자치제 도입을 요구하며 단식했을 때 나이가 64세였다. 손 대표가 최고령 단식자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출구 전략과 관련해서도 “없다”고 단언했다. 선거제 개혁이 성사될 때까지 단식하겠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바른미래당은 선거제도 개편이 당 존립을 위한 필수과제다.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당시 한 바른미래 지도부는 “현 선거제도 아래에서 다당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라며 “결국 총선 전까지 선거제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양당제 회귀를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안철수, 유승민 두 전직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난 상황에서 당권을 잡은 손 대표에게 다음 총선은 꼭 승리해야만 한다. 1등만 살아남는 현행 선거제도 아래서는 바른미래당의 선거 완주조차 장담하기 힘들다. 정계 개편 때 마다 흘러나오는 자유한국당, 또는 민주당과 통합설, 그리고 의원 이탈 가능성이 대표적인 예다.

손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신개념 선거제도를 들고 나온 것도 이런 이유다. 실제 지난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재구성하면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당시 국민의당은 80석 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손 대표의 전략이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다. 민주당과 한국당 같은 거대 정당의 반대 뿐 아니라, 선거제도 개혁은 권력구조 개편, 개헌과도 맞물리기 때문이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사실상 정당 지지율이 그대로 의원 수로 나타나면서 내각제 논란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논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내각제적 성격을 가진 나라들은 대부분 연동형 비례제를 채택했다. 독일이 대표적이다.

선거제도 개혁이 권력구조 개편을 만드는 전초기지인 셈이다. 손 대표나 바른미래당, 그리고 군소 야 3당이 선거구제 개편을 해 개헌 논의가 엎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유다. 한 야권 의원은 “차기 대권주자가 나오면 현재 대통령 임기 내 개헌은 물건너 간다”고 평가했다. 손 대표도 이날 “제왕적 대통령제를 거부하는 바른미래의 행보로 힘차게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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