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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쾌한 김종광표 소설 ‘유머 미학’ 원천 속으로

김종광의 소설은 믿고 웃을 수 있다. 웃음은 그의 브랜드다. 능청스런 입담으로 일상의 틈과 구석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슬쩍 비틀어 보여주는 그의 소설 풍경은 유쾌하다.

데뷔 20년차인 작가의 첫 산문집 ‘웃어라, 내 얼굴’은 그가 줄곧 추구해온 웃음의 미학의 원천을 만날 수 있다. 작가가 그동안 쓴 1500여개의 산문 가운데 126편의 짧은 글을 추려 냈다. 삶과 창작의 뿌리인 부모와 아이, 부부의 이야기를 비롯, 읽고 쓰고 생각한 것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와 단상을 담아냈다.

스승의 날, 어버이의 날, 법의 날 등 숱한 법정공휴일을 따지고 드는 것도 그답다. 명절이나 종교적인 날, 러브적인 날, 국가기념일이란 평소엔 ‘우린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아요!’하며 살던 가치와 의미와 사람 등을 챙기는 ‘거짓의 날’이라고 규정하는데, 문제는 만우절이다.. 이런 일반 논리에 어긋나, 도대체 뭐 하자는 날인지 모르겠다면서, “평소에는 거짓말이 아닌 척 거짓말을 했지만 이날 만큼은 순수하고 깨끗한 ‘진짜 거짓말’을 하자는 건가”고 발랄한 정의를 날린다.

김종광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 공자님도 까무러칠 극심한 괴력난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괴력난신((怪力亂神)이란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존재나 현상을 가리키는데, 현실이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부지기수란 것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비판정신이 충만해 윗분들이 싫어한다’ ‘나는 ‘삼국지’가 참 재수없다.‘ 삼국지’가 없었다면 ‘삼국지’에 소모된 훌륭한 작가들의 역량이 한국의 역사와 한국인의 삶을 기록한 이야기를 창출하는 데 기여했을지도 모른다’등 그 특유의 유머는 심지가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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