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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창원 마산 ‘삶의 장인들’ 이야기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김영철이 서울 너머 처음으로 ‘창원 마산합포구’를 탐험했다. 진정한 삶의 장인들이 모인 마산의 이야기가 보는 이들에게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지난 1일 방송된 2회는 ‘멋스럽다 백년길 - 창원 마산합포구’ 편. 김영철은 새벽 5시에 마산어시장을 방문했다. 동이 트기도 전이지만 어시장은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직접 잡은 은갈치부터 싱싱한 갖가지 종류의 해산물과 생선들이 어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고, 무엇보다 이를 구매하기 위한 상인들의 모습으로 에너지가 넘쳐났다. 특히 새벽 3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는 생선 가게 주인은 “오늘 싱싱한 고기 드시는 손님은 복 받으신 겁니다. 저도 싱싱한 고기를 팔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라고 환하게 웃어 보여 보는 이들까지 훈훈하게 만들었다. 남들이 자고있는 시간에 일을 하고 먹는 2천원짜리 따뜻한 콩국이 더욱 구수하게 느껴졌다.

이날 김영철은 ‘전통명가 9개소’를 차례대로 둘러보며 한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 온 장인들을 만나는 시간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주인이 좋은 걸 입어야 손님도 좋은 것을 드리죠”라는 멋쟁이 할아버지가 계신 모모 양복점, 고소한 팥빵 내음이 풍기는 60년 된 고려당 제과점, 디지털 시대에서 이제는 보기 힘든 수동식 카메라를 수리하고 판매하는 태양 카메라,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환한 빛과 일하는 사람들로 재봉틀 소리가 끊이질 않는 수선 골목 등 오래 전부터 마산을 터줏대감처럼 지켜 온 명가들이 주민들의 삶과 추억 속에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지금은 행정구역이 창원으로 편입된 마산 합포구 창동은 7080년대에는 번화가였다. 자유무역 지역에는 한일합섬 등 큰 기업들이 있었다. 여공 등 직원들도 많았다.

마산은 산업 도시에 걸맞게 여공 출신의 산업관광 해설사가 들려주는 창원의 진짜 이야기가 펼쳐지며 흥미를 높였다. 산업관광 해설사들은 관광객들에게 날 것의 마산의 숨은 이야기를 전하며 추억 여행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84년도에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배를 타고 나올 때 20살 되면 우리 엄마 고생 안 시켜드려야겠다”는 한 여공 출신 해설가의 이야기가 뭉클함을 배가시켰다.

옛 철길이 남아있는 임항성 그린웨이와 오동동이라는 과거 유흥가도 둘러봤다. 몽골이 일본 원정길에 이곳에서 우물을 팠다는 ‘몽고정’ 자리, 그 우울물을 사용해 만든 몽고간장 등의 역사도 들려주었다.

이후 김영철은 높은 언덕을 올라 창동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로 향했다. 색색의 그림이 벽을 가득 채운 집들이 올망졸망 모여 참으로 아름다웠다. 나아가 가파른 언덕길을 끝까지 올라야 비로소 보이는 도시의 전경이 벽화 속 그림처럼 예쁘게 펼쳐지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이 곳에서 만난 할머니들은 방문객인 김영철에게 텃밭과 화분의 채소들을 가져가라고 주는 후한 인심을 보여주었다.

벽화마을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다섯 할머니의 이야기는 뭉클함을 자아냈다. 젊은 나이에 사별한 다섯 할머니는 서로 의지하며 작은 것도 나누며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특히 “엄청 강하게 살아서 지금 이렇게 살지. 집 짓는 데서 못도 빼고. 그 때 생각하면 이제는 부자지”라며 웃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열심히 살아왔던 지난 날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더욱이 “다 과부지. 마산 여기는 본래 항구 도시라서 과부가 많습니다. 여자들끼리 더 재미나지”라며 혼자 겪어온 모진 세월도 삶의 일부로 만든 다섯 할머니의 주름진 미소가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후 김영철은 “화분이 조금하지만 텃밭도 갖추고 마음은 부자이신 어르신들 같아요”라며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에 눈물을 훔쳐 보는 이들까지 눈가를 촉촉하게 만들었다.

마산 창원합포구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이 모여있었다. 매번 같은 일상의 반복 같은 평범한 삶처럼 보였던 하루가 천천히 걸으며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들의 땀방울과 노력,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각종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다큐를 보았다”, “이번 편 가슴이 너무 따뜻해지는 내용이었어요”, “동네 한 바퀴라는 단어도 힐링되는 듯. 웃고 떠드는 홍수처럼 밀려오는 예능보다 좋다”, “나도 한 바퀴 걷게 만드는 참 좋은 프로”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의 2회 시청률은 닐슨 코리아 기준 전국 7.3%, 수도권 6.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회 6.8%(전국 기준) 에 비해 무려 0.5%p가 상승한 수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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