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글로벌Insight-이두영 KOTRA 취리히 무역관] 스위스 정책전환 과정에서의 국민 참여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는 석탄, 원전의 비중이 감소하고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에너지원별 발전량 비중에서도 1995년에는 원자력 23.8%, 석탄 37.9%, 석유 8%에서 2016년에는 각각 17.9%, 27.8%, 2%로 크게 감소한 반면,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는 각각 17.8%와 12.5%에서 24.6%와 27.5%로 크게 늘었다.

우리나라도 화석연료와 원전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탈피하고자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수립하는 등 에너지원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신규 원전 건설 중단과 에너지 소비 효율화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여타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의 성장, 저유가 등으로 인하여 매년 2% 이상 소비가 늘고 있어 에너지 소비의 효율화는 시급한 과제다. 정부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과 재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에너지산업의 전환과정에서 이해 관계가 다른 지역, 산업, 직종 간의 갈등의 조정과 통합도 중요한 과제이다.

스위스는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및 기존 원전의 단계적 감축과 재생 에너지 생산 확대, 에너지 사용의 효율화를 결정하고, 이 과정에서 이해가 다른 정당, 산업, 경제 주체 간에 심한 갈등과 대립이 있었으나 전통적인 국민투표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었다. 에너지 정책의 전환 과정에서 ‘국민의 안전과 건강’과 ‘경제적 효율’이라는 상충될 수 있는 가치의 균형있는 반영이 가능했다.

스위스 국민은 2017년 5월 21일의 국민투표에서 58%의 찬성으로 핵발전소 신규 건설 중단과,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하는 ‘Energy Strategy 2050’ 법안을 통과시켰다. 핵발전소 건설 중단과 폐기는 지금까지 8번의 국민투표를 실시할 정도로 민감한 문제였고, 2011년 스위스 정부가 해당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이후 국민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되기까지 6년간의 기나긴 협의 과정이 있었다.

Energy Strategy 2050은 분야별로 정책 목표와 수단을 제시하고 있다.

2019년부터 전력 생산의 38%를 점하고 있는 5개의 핵발전소를 점진적으로 폐기하되 사용 연한을 정하는 대신 발전소별로 안전성을 검토해 폐기 여부를 결정하기로 해 점진적인 전환을 도모했다. 2035년까지 빌딩, 운송, 산업 등의 분야에서 에너지 소비를 2000년에 비해 43%까지 감축을 목표로 한다. 재생 에너지는 2035년까지 4만8800 GWh로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위스 에너지 정책의 전환과정에서 유의할 점은 글로벌 추세에 맞춰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오랜 기간의 정치적,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는 점이다.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에너지 정책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이는 정책결정과정에서 국민의 직접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국민투표와 직접민주주의제도에 기반을 두고 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