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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유ETN’으로 피신한 개미…유가급락에 ‘반토막’
WTI 가격 움직임과 수익률 연동
‘레버리지’ 10월이후 40%이상 손실


국제 유가가 ‘과잉 공급’ 우려로 최근 급락한 가운데, 지난달 불안한 주식시장을 피해 원유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으로 피신했던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국제 유가 상승세를 전망하고 관련 ETN에 베팅한 금액은 최근 한 달 동안 200억원이 넘는데, 이 중 대부분이 유입된 ‘레버리지’ ETN의 경우 손실률이 40%를 초과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가 과도하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마저도 미ㆍ중 무역분쟁 등 원유 수요 감소 등에 대한 우려가 가셔야 비로소 유가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코스콤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을 올리도록 설계된 ‘신한 WTI원유 선물 ETN(H)’, ‘KODEX WTI원유선물(H)’, ‘대신 WTI원유 선물 ETN(H)’의 가격은 지난달 이후 전날까지 모두 23%대 손실을 기록했다.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은 더 크다. 지표가치총액이 3292억원에 달하는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경우 같은 기간 손실률이 42.1%에 달한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내놓은 원유 관련 레버리지 ETN 역시 가격이 반토막 났다. ETN은 다양한 시장의 가격 관련 지수(기초지수)를 수익률과 연동시킨 파생결합상품이다.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으며, 소액투자가 가능해 투자 저변이 넓다.

유가 및 관련 ETN의 급락은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량 증가로 인한 과잉 공급 우려 탓이다. 주요 산유국인 이란의 석유 수출을 막는 미국의 대(對) 이란 2단계 경제ㆍ금융 제재가 이달 5일 복원되며 ‘공급 부족’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한국, 중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조치가 일시적으로 면제돼 충격이 적었다. 이에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은 전날보다 7,1% 급락한 배럴당 55.69달러에 거래를 마치기도 했다. 원유 관련 ETN 급락의 피해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의 몫이었다. WTI 가격이 오를 때 수익을 내는 ETN은 현재 총 6개인데,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이후 이들 6개 상품을 약 21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중 40% 이상 손실을 낸 레버리지 상품에 투입된 자금이 198억원으로 90% 이상이다. 유가 하락 시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 등 상품은 지난달 이후 60% 이상 수익을 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들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에서 114억원을 회수했다. 최근 유가 급락에도 불구, 전문가들은 반등의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 유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판단하지만, 반등은 초과 공급 우려가 완화돼야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OPEC과 러시아 등의 생산량 감소, 미중 무역분쟁 완화 등으로 글로벌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감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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