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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사자도 사자 나름이다
‘대기업에 4년 다니고 중견기업 과장으로 이직한 직장인입니다. 이제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부서원들 수준이 낮아서 고민입니다. 일을 찾아서 하지 않고 시키는 일만 하니 답답하고, 새로운 것을 해보려면 그거 옛날에 다 해본 건데라며 거부합니다. 조직 문화가 소극적이고 폐쇄적이라 힘이 듭니다. 아직도 혼자 점심 먹으러 갈 정도니 이직이 후회됩니다.’

필자의 현역 시절, 영업본부장을 영입한 적이 있었다. 대기업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다가 이사를 달고 왔는데 부하들 모아놓고 열린 취임식에서 큰소리를 쳤다. ‘여러분! 왜 이제껏 이 회사가 경쟁사에 밀려서 고전했을까요? 그동안 여러분들이 양처럼 순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달라집니다. 사자가 이끄는 양 떼와 양이 이끄는 사자 떼가 싸우면 누가 이기겠습니까? 양 떼가 이깁니다. 딴생각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세요.’ 그야말로 사자후를 토한 건데 장내가 술렁였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반년 만에 회사를 떠났다. 도저히 가망 없는 조직이라고 불평하면서! 어찌 된 것일까? 자신을 사자에 비유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기존 직원들을 못난 양에 비유하면서 ‘스스로 생각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만 하라’고 비난한 것이 문제였다. 사자가 이끄는 양 떼가 이기는 것은 양들이 자발적으로 사자 말을 들을 때이다. 사자가 ‘너희들은 바보’라고 힐난하면서 싸움이 끝나고 나면 ‘공은 내 차지이고 너희들은 내 먹이가 될 거’라고 한다면, 열심히 싸울 양들이 어디 있겠는가? 살기 위해서 납작 엎드릴 뿐이다.

부하들 수준이 엉망이라며 고민인 이직자 과장님이여!! 생각을 바꿔라. 내가 부하들 마음을 얻지 못해서 고민이라고! 말 더듬는 사람보고 말 더듬는다고 화를 내면 유창해질까? 긴장하고 당황해서 더 더듬을 뿐이다. 이분이, 자기 부하들 수준이 낮다고 탓하고 조직문화가 소극적이니 폐쇄적이니 하고 타령하는 한 계속 혼자 점심을 먹게 될 것이다.

부족한 여건과 모자란 실력에도 지금까지 회사를 지켜오고 키워온 그들의 장점을 찾아라. 진심으로 그게 눈에 보이고 그걸 인정하는 순간부터 부하들은 반드시 달라질 것이다. 명심하라. 사자도 사자 나름인 것을!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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