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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내각, 브렉시트 초안 승인…그래도 메이는 웃지 못했다
사진=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초안, 2020년까지 전환기간, 영국 관세동맹 잔류 등 담아
5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내각 지지 얻어
일부 각료는 물론 여당 내에서도 이견…의회 통과 여전히 미지수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유럽연합(EU)과 영국이 합의한 브렉시트 초안이 진통 끝에 영국 내각의 승인을 얻었다. 비록 승인이 됐지만 내각 내부에서도 실망감을 드러낸 만큼 의회 비준은 더 험난한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14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특별 내각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내각이 이번 합의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각회의는 5시간 넘게 진행됐다.

하지만 외신들은 내각회의에서 상당수 각료들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언론들은 ‘만장일치’(unanimously)’ 대신 ‘공동 결정’(collective decision)이라는 메이 총리의 표현으로 볼 때 각료들 사이에 이견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승리 연설을 하는 메이 총리의 목소리에 기쁜 기색이 없었다며 일부가 눈물을 보이는 등 브렉시트 지지 장관들은 실망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메이 총리가 내각 승인이라는 첫번째 관문을 통과했지만 가장 큰 과제인 의회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영국 정부는 이달말 EU 특별 정상회의에서 합의안에 대해 정식 서명하면, 12월 초 의회에 이를 제출할 전망이다.

하지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들이 강하게 반발하는데다, 야당인 노동당도 반대하겠다고 밝혀 의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보수당은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북아일랜드의 민주연합당(DUP)와 연정을 구성하고 있다. DUP도 이번 합의에 비판적이다.

BBC방송은 보수당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합의에 불만을 품은 당내 브렉시트 강경파들이 16일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요청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합의안이 의회에서 부결될 경우 조기총선이나 제2의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가디언은 내각 승인 발표 이후 비판이 줄잇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EU와 영국 정부는 585페이지 분량의 브렉시트 합의문 초안을 발간했다.

초안에 따르면 영국은 2019년 3월 29일 EU를 탈퇴한다. 하지만 2020년말까지 전환기간을 설정해 EU 단일시장에 잔류한다. 이 기간에 영국은 EU의 규제를 따라야 한다. 양측은 2020년 7월 1일 이전에 공동 합의에 따라 전환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또 최대 논쟁거리였던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 문제와 관련 양측은 ‘하드보더’(국경 통과 때 통행과 통관절차를 엄격히 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한다. 이는 영구적인 새 무역협정에 대한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 적용된다.

브렉시트에 따른 영국의 EU 분담금인 ‘이혼합의금’ 역시 협정문에 담겼다. 영국은 EU 회원국 시절 약속에 따라 2020년까지 EU 프로그램에 재정적 기여를 해야 한다. 이혼합의금은 390억파운드로 추산된다.

역내 거주하는 주민의 권리와 관련, 영국에 거주하는 EU 시민이나 EU 내에 거주하는 영국 국민은 현재와 같이 머물면서 일할 권리를 계속 갖게 된다.

아울러 양측은 미래 관계에 대한 정치적 선언에서 긴밀한 규제 및 관세 협력을 포함하는 자유무역지대를 추구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협상은 내년 3월 29일 브렉시트가 단행된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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