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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지지율 26%·실업률10% 감추려…’ 마크롱 맹폭
“나토분담금 내든가… 말든가”
2차대전땐 독일어 배우던 佛…”
유럽군대 창설론에 거친 반격
미국산 와인 高관세도 불만
메르켈등 유럽지도자는 佛 지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 방문 중 민족ㆍ고립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에 휩싸이자 유럽군 창설 제안과 실업률, 국정 지지율까지 들먹이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며칠째 계속되는 ‘충돌’ 양상이다. 한때 이들은 각별한 브로맨스(Bromanceㆍ남성 간의 강한 우정)을 과시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퇴진 발표 속 자유주의 진영의 선봉장으로 나서면서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로부터 유럽을 보호하려고 군대 창설을 제안했다. 하지만 1, 2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이 있었다. 그때 프랑스는 어떻게 됐나. 미국이 오기 전 파리에서는 독일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에 분담금을 내든가, 말든가!”라고 했다.

지난 6일 마크롱 대통령이 “우리는 중국, 러시아, 심지어 미국에 대해서도 우리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진정한 유럽의 군대를 갖겠다고 결심하지 않는 한 유럽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말한 것을 지적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제안의 프랑스 국민의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26%라는 매우 낮은 지지율과 거의 10%인 실업률을 겪고 있다”며 “그래서 다른 주제로 넘어가려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나저나, 프랑스보다 민족주의자가 더 많은 나라는 없다. 프랑스 국민은 자부심이 많다. 프랑스를 다시 위대하게!”라고 했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1일 파리에서 열린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배타적 민족주의는 애국심의 정반대, 애국심의 배신”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무역문제도 불쑥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트윗에서 “프랑스는 훌륭한 와인을 만들지만, 미국도 그렇다”며 “문제는 프랑스가 미국산 와인 판매를 어렵게 만들고 많은 관세를 매긴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프랑스산 와인에 아주 작은 관세를 매기고 있다. 불공평하다.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 중이었던 지난 10일 우천으로 미군 묘지 참배일정을 취소한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가시거리가 거의 제로여서 헬리콥터가 날아갈 수 없었을 때 나는 비행을 권했지만, 비밀경호국이 안 된다고 했다”면서 “다음날 미군묘지를 찾아 빗속에서 연설했지만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이는 다른 정상들이 궂은 날씨에도 외부 일정을 소화한 것과 대조를 이뤄 논란이 됐다. 프랑스군은 당시 트위터에 “비가 오지만 문제 될 것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하는 듯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편에 섰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언젠가 실질적이고 진정한 유럽군을 창설하기 위해 비전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며 “유럽군은 EU 국가 사이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기 베르호프스타트 전 벨기에 총리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깨닫지 못하는 게 있다. 프랑스는 미국 독립혁명에 자금을 지원했고, 이 돈 없이는 미국도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프랑스는 축하 의미로 자유의 여신상도 주지 않았느냐”며 조롱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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