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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한류 ‘K-스릴러’ 서구를 홀리다
김언수의 ‘설계자’ 佛 추리문학대상 후보에
정유정 작가 英 독자와의 만남 뜨거운 호응


스릴러, 추리 소설은 영미권 및 유럽권에서 가장 뜨겁고 큰 시장이다. 자본이 몰리는 곳이란 얘기다.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분야이기도 하지만, 책 한 권으로 그치지 않고 영화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산이 가능한 대중적인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한국문학은 그동안 그런 세계 시장의 문턱도 밟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스릴러가 영미·유럽권에 속속 진출, 시장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 중심에 소설가 김언수와 정유정이 있다. 2016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김언수의 ‘설계자’(Les Planificateurs)들은 프랑스 추리문학대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평단과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아시아 작가가 후보로 오르는 것도 드문 일이어서 화제가 됐다. 지난 달에는 소설집 ‘잽’이 세르주 사프란 출판사를 통해 출간됐다. 표제작 ‘잽’외에 ‘금고에 갇히다’, ‘꽃을 말리는 건, 우리가 하찮아졌기 때문이다 ’등 총 6편의 단편을 수록한 소설집이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이다. 리베라시옹(Libration)지는 상세 서평과 함께 ‘말린 꽃과 소파, 루저들의 이야기가 있는 현대사회의 해학이 담긴 소설집’이라며 호평했다

현재 프랑스 브리브 도서전에 참석중인 김언수 작가는 13일 주불 한국문화원에서 낭독회를, 14일에는 프랑스 국립 동양학대학에서 한국학 및 동양학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한다.

이런 분위기는 조만간 소설시장의 중심인 영미로 옮겨붙으면서 확산될 전망이다. ‘설계자’들이 내년 1, 2월 미국과 영국에서 잇따라 출간된다. 출판사는 ‘문학천재의 작품’ ‘독창적이고 생각을 자극하는 스릴러’ ‘전에 본 적 없는 스릴러’라는 평과 함께 벌써부터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런가하면 정유정 작가는 지난 11월 3일 영국 내 최대 서점 중 하나인 포일스(Foyles) 서점이 마련한 작가와의 대화에 참석,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지난 5월 출간된 영문판 ‘종의 기원(영문 제목: The Good Son)’과 관련,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리였다. 포일스 서점은 112년 역사를 가진 대형서점으로, 행사가 열린 포일스 차링크로스로드 지점은 하루 평균 3000~4000 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이날 행사장에는 많은 독자들이 참석, 정유정 작가와 한국의 스릴러 장르에 대한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행사 이후 진행된 도서 판매에선 준비된 책이 모두 판매됐다.

정유정 작가의 작품은 ‘종의 기원’이 먼저 지난 5월, 6월 영국과 미국에서 잇따라 출간됐고, ‘7년의 밤’은 현재 영미 판권을 비롯, 20개국에 팔린 상태다. 일본에선 내년 1월 출간을 앞두고 있다.

한국문학을 해외에 꾸준히 소개해 오고 있는 케이엘매니지먼트 이구용 대표는 ”짧은 시간안에 반응이 빠르게 오는 걸 보면 관심이 높다는 걸 알 수 있다“며, 그동안 한국문학에서 보지 못하던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영미권이나 유럽 스타일뿐만 아니라 일본 스타일과 다른 한국적인 스릴러의 독특함에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한국문학의 해외진출은 본격문학을 중심으로 이뤄져왔다. 일정부분 성과도 있었지만 시대적 감각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따랐다. 최근 한국문학번역원이 쟝르문학과 경계문학으로 지원폭을 넓히면서 그나마 한국문학이 다양해졌다. 이는 우리 출판시장과 무관치 않다. 쟝르문학이 대중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불과 몇년 전 일이기 때문이다.

이구용 대표는 “시장이 원하면 거기에 맞춰 가는 게 맞다”면서, 다양한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굴, 소개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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