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산디간바얀 반부패 특별법원은 이날 이멜다 의원의 부패혐의 10가지 가운데 7개 항을 유죄로 판단하고 항목별로 징역 6년 1개월∼11년을 선고했다. 모두 합치면 44년 7개월에서 77년형이다.
법원은 이에 따라 이멜다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공직을 박탈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멜다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1975년 매트로 마닐라 주지사로 재직하면서 무려 2억달러(2천256억8천만원)를 스위스 재단에 옮긴 혐의로 1991년 12월 기소됐다.
부정한 방법으로 챙긴 것으로 추정되는 이 돈은 스위스 은행 계좌에 가명으로 예치됐지만, 이멜다가 계좌개설 서류에 자신의 이름으로 사인하는 바람에 들통이 났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전 필리핀 인권위원회 위원장인 로레타 안 로잘레스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뻐서 마구 뛰었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이멜다에 대한 체포영장이 곧바로 집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멜다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보석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멜다는 또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이멜다는 1993년에도 반부패 특별법원에서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병원재단과 철도회사에 유리하도록 정부와 변칙적인 계약을 체결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지만, 1998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바 있다.
남편의 독재시절 심한 낭비벽으로 ‘사치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생긴 이멜다는 2016년 5월 총선에서 하원의원 3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내년 중간선거때 남편의 고향인 일로코스 노르테주의 주지사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마르코스는 1965년 당선된 뒤 1972년 계엄령을 선포하며 장기집권에 나섰다가 1986년 ‘피플 파워’(민중의 힘) 혁명으로 사퇴했다. 그 직후 하와이에서 망명 생활을하다가 1989년 72세를 일기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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