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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69억 받으려다 수천억 부담금?…미성크로바 소송 ‘뜨거운 감자’
롯데건설이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된 서울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 조감도.
총회결의 무효訴 이달 본격화
승소해도 더큰 부담 가능성도


롯데건설을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한 서울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의 시공사 선정 무효 소송이 이달 본격화한다. 시공사 선정이 무효가 될 경우 자칫 수천억원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재건축 부담금)을 부과받을 수 있어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원 일부가 조합 측을 상대로 제기한 ‘총회 결의 무효 확인의 소’가 오는 2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첫 변론기일을 갖는다.

원고 조합원들은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지난해 10월의 조합원 총회 결의가 무효라 주장한다. 롯데건설이 거짓 공약으로 입찰했다는 것이다.

롯데건설은 입찰에 참여하면서 조합 측에 총 569억원을 무상지원하겠다 공약했다. 재건축 부담금을 부과받을 경우 환수금 지원 명목으로 주고, 부과받지 않아도 이사비 명목(조합원 1인당 4000만원)으로 주겠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지원이 금품제공을 금지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논란이 일자, 해당 금액만큼 공사비를 깎아주겠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반드시 지급하겠다”고 재확인했다. 이 공약을 바탕으로 사전투표가 진행됐고, 롯데건설은 618표를 얻어 경쟁 상대인 GS건설(404표)에 비해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현장 투표가 진행된 총회 당일 롯데건설은 말을 바꿨다. 조합 측이 제시한 설계안대로 공사하면 569억원을 공사비에서 깎아주겠지만, 롯데건설이 제시한 혁신안으로 공사하면 공사비를 깎아주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조건이 바뀌자 표심이 흔들렸고 현장 투표 결과는 롯데건설 118표, GS건설 202표로 뒤집혔다. 그러나 사전투표에서 벌어진 격차를 메우기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재 조합과 설계안 및 공사비에 대해 새롭게 논의하고 있다”며 “제안한 내용은 일부 조정될 수는 있겠지만 지킬 것”이라 말했다.

문제는 원고 조합원들이 승소해 롯데건설이 시공사 자격을 박탈당할 경우, 올해부터 시행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돼 조합이 수천억원의 부담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원고 측은 한 재건축 전문 로펌에 이와 관련한 문의한 결과 “조합이 지난해 연말 제출한 관리처분계획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부담금 면제가 무효가 될 수 있으며, 롯데건설에 이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을지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이 공사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엄포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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