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부동산 ‘9·13대책’ 50일…롤러코스터 시장 어디로?

강남3구 매매가격 변동성 최고
시장 급변, 앞날 예측 쉽지않아


“한 달 전 시세는 완전히 무의미 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됐네요.”(마포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정부의 ‘9ㆍ13대책’이 나온지 50여일이 지나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저마다 자기 입장에서 상황을 달리 판단하고 있다. 투자 목적으로 집을 샀던 사람들은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실수요자들은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관련기사 8면

서울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의 변화는 특히 극심하다. 특히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찬바람이 분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잠실의 주공5단지 등을 중심으로 호가가 수천 만원씩 떨어진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한강변 대표 단지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도 ‘억대’로 가격을 낮춘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 자체가 없으나 매도ㆍ매수 희망자들은 언제까지, 어느 가격대까지 기다려야 할지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반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가격이 어디로 움직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나서서 중개하기 쉽지 않다”며 “1억원은 우습게 오르던 게 불과 두 달 전이었던 게 믿기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런 분위기는 수치상으로도 읽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8.16% 올랐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4.69%)의 2배 가까운 상승폭이다.

문제는 변동성이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증감률의 변동성(표준편차)은 0.56%로, 지난해 연간 변동성 0.32%을 훌쩍 뛰어넘었다. 강남3구는 더 심하다. 올해 8월까지의 변동성이 1.31%로,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최대치였던 지난해(0.61%)의 2배 이상이다. 한마디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요동치는 가격은 시장 심리에 직접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9월 서울 아파트 ‘수급동향’은 한 달 새 15.2포인트 올랐다 9ㆍ13대책이 나오자 13.7포인트 급락했다.

수급동향은 ‘수요자와 공급자 동향’으로 중개업자가 체감하는 시장 심리지표다. 강남권의 수급동향은 같은 기간 30.4포인트 상승 뒤 25.7포인트 하락으로 더 가파르다. 등락폭 모두 조사 이래 최대다. 시장 참여자들의 열기가 빠르게 달아올랐던 만큼 급속 냉동된 것이다.

자연히 누군가는 웃고 그 반대편에선 울었다. 9ㆍ13대책이 발표되기 직전 마포구 아파트를 10억원에 계약했던 A씨는 웃는 쪽이다. 계약금 1억원을 건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 호가가 12억원으로 오르자 집주인은 그에게 위약금을 얹어 총 2억원을 주고 계약을 파기했다. 최근 해당 단지 호가는 대책 전보다 3000만원 이상 빠졌다.

현재 시장이 조정에 들어갔다는데 토를 다는 전문가는 없다. 하지만 앞날을 확언하기는 쉽지 않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 투자자문센터장은 “9ㆍ13대책 이후 관망하고 있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아야 대세 하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종부세 개편안 통과나 구체적인 주택 공급방안 등이 나오는 12월은 돼야 정책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