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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0.58%↑’ 아파트값 상승률 둔화…9·13대책 약발 받나

8주 연속 오름폭 감소…상승세 위축
10월 매매거래지수 9.3 ‘거래 절벽’
비수기 접어들며 집값 하락전망 늘어
낮은 자가보유율·높은 전세가율 변수


뜨거웠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빠르게 식고 있다. 대출규제와 부동산 세금 부담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9.13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주택시장에선 눈치싸움만 치열하다. 매수자와 매도자간 기싸움이 얼마나 이어질지, 집값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데이터로 풀어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9월 1.84%나 올랐지만 10월 0.58% 변동률을 기록하면서 가라앉고 있다. 다만 여전히 상승세다. 지난해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직후인 9월 서울 아파트값은 0.01% 하락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시작된 4월(0.37%)과 그 이후 5월(0.22%), 6월(0.21%), 7월(0.34%)보다 10월이 더 올랐다. 주간 기준으로 보면 상승세가 더 위축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9월 첫째주(8월28~9월3일) 0.47% 뛴 이후 8주 연속 오름폭이 줄어 10월 마지막주(23~29일)엔 0.02% 오르는데 그쳤다.

▶서울 아파트 시장 안정세=거래량은 지표상으론 아직 좋다. 서울시에 따르면 10월 아파트 거래량은 1만238건을 기록했다. 전달(1만2355건) 보다 줄었지만 두 달 연속 1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올 1~9월 서울 아파트 월평균 거래량은 8626건 수준이다. 강남구와 송파구는 지난달 580건, 839건씩 각각 거래돼 전달(559건, 788건)보다 더 늘었다.

거래량 변화를 즉시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개업소에선 요즘 상황을 꽤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KB국민은행이 회원 중개업소들은 대상으로 조사한데 따르면 10월 서울 ‘매매거래지수’는 9.3으로 전달(50.7) 보다 크게 악화됐다. 이 지수는 0~200 범위로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거래가 활발하고 낮으면 한산하다는 뜻이다. 10 밑으로 떨어진 건 사실상 거래가 소강상태라는 의미다. 


▶늘어나는 하락 반전 전망=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고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집값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0월 97.2를 기록해 전달(133)보다 크게 추락해 100 밑으로 내려갔다. 이 지수 역시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상승’, 낮으면 ‘하락’으로 점치는 중개업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시장 참여자들이 집값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로 경매시장의 낙찰가율이 있다. 감정평가사들이 거래 사례 등을 통해 적정 가격으로 판단한 ‘감정가’에 비해 실제 낙찰된 가격의 비율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3.9%로 전달(107.3%) 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1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낙찰가율이 100% 이상이라는 것은 응찰자들이 감정평가사들이 판단하는 것보다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판단하고 공격적으로 입찰액을 쓰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내 집 가진 서울 사람 아직도 40%대=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서울엔 378만4700가구가 살고 있고, 364만4100만채의 주택이 있다. 주택수를 가수로 나누는 주택보급률은 96.3%나 된다. 한가구에 거의 한 채씩 집에 돌아간다. 하지만 2가구 이상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가 많다. 서울 거주자중 얼마나 집을 가진 비율을 나타내는 ‘자가보유율’은 2015년 기준 42.1%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시 조사로는 2017년 서울시 자가보유율은 48.3%이다.

국토부의 ‘2017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무주택자 중 46.4%가 전세에, 53.6%가 월세에 산다. 이들 중 82.8%가 집을 사고 싶어 한다. 이들은 전세 및 월세 가격 변화와 매매시장 상황을 늘 주시할 수밖에 없다.

▶매매 ‘꽁꽁’ 전세가 ‘꿈틀’=전문가들은 향후 집값 변화를 판단하려면 전세가격 동향을 주시하라고 조언한다. 무주택자들이 집값 하락을 기대하면서 임대에 머물면 전셋값은 뛰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서울 전세가격은 10월 한달간 0.23% 올라 지난 7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7.6% 수준이다. 전세가율이 중요한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침체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게 전세가율 70%를 넘어선 2015년 시점 이후여서다.

서울에 주택공급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앞으로 별로 없다. 대규모 택지지구 분양 방식으로 공급을 늘리긴 어렵고, 재건축 재개발도 집값 상승을 우려한 정부규제로 막힌 상태다. 최근 급증한 임대주택 사업자들이 새로 등록하는 임대주택 수는 수십만가구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최소 8년간 매물로 나오지 못한다. 위축된 서울 집값이 여전히 불안한 이유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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