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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첫 다문화가정은 단군…이민자는 국가경쟁력 이었다
이민자와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편견과 제도적 허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글로벌 시대에 맞는 제도가 절실한 가운데 이희용 기자가 쓴 ‘세계시민 교과서’(라의눈)는 다문화를 역사적으로 다룬 인문교양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을 준다.

다문화가정의 기원은 단군신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천신을 믿는 무리와 곰을 숭배하는 부족의 결합으로 단군신화를 해석하는 게 학계 정설이다. 단군은 말하자면 최초의 다문화 자녀인 셈이다.

고대 건국시조들의 출생신화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 가령 나뭇가지에 걸린 궤짝의 알에서 태어난 김알지 신화는 천손신화를 믿는 북방 유목민족과 난생신화를 신봉하는 남방 농경민족의 결합으로 본다. 가야의 개국왕 김수로가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을 왕비로 맞은 삼국유사의 기록에 따르면, 허황옥은 우리나라 최초의 결혼이주여성이다. 바보 온달은 ‘비루먹은 당나귀처럼 생겼다’는 기록과 중앙아시아 일대에 ‘온다르’라는 이름이 흔하다는 사실에 비춰 이 일대 고대 왕실 출신으로 보기도 한다.

고구려는 다문화정책에 적극적이었다. 정복 전쟁으로 이민자와 망명객을 적극 받아들였다.

‘사돈의 나라’ 베트남과의 인연은 고려로 거슬러 올라간다. 800년전 베트남 이왕조의 왕자인 리롱뜨엉(이용상)이 왕위찬탈사건으로 목숨이 위기에 몰리자 고려의 웅진반도로 망명한 게계보의 시작이다. 고종은 황해도 화산 땅을 식음으로 내려주고 화산군으로 봉하는데 화산이씨 족보에는 이용상이 중시조로 돼있다. 외국인을 받아들인 기록이 사료에 처음 등장한 것이다. 고려가 일군 화려하고 풍요로운 문화는 이런 적극적으로 이민을 받아들이는 토양에서 생겨났다는 설명이다.

책에는 역사 속 흥미로운 다문화 이야기 뿐 아니라 논란이 되고 있는 난민과 지구촌 화제거리인 K팝 그룹 등 따끈따근한 이야기도 들어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 세계 179개국에 재외동포 743만 명이 살고 있다. 그리고 해마다 7000개의 새로운 성씨가 생겨나고 있다. 책은 다문화, 이민자가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자산이라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보여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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