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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쩌다 가는 미술관?… “우린 매주 놀러 가요”
인사동에서 은평구 진관동으로 이전 개관한 사비나미술관 전경 [제공=사비나미술관]
라이프스타일 밀착형 미술관 부쩍 관심
쉼터·놀이터·체험학습장으로 관객 유혹
핼러윈 파티·요가수업·명상·북라운지…
가족·연인과 즐기는 ‘소확행’ 명소 부상


맥주 파티, 벼룩시장, 요가 수업, 명상, 디제잉 나잇….

중소형 미술관이 변하고 있다. 좋은 작품을 감상하러 시간을 내 들르던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곳으로의 변화다. 블록버스터급 전시를 주로하는 전시 전문업체와, 보물급 소장품을 무기로 하는 대형 미술관과 차별화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들 미술관은 관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획전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번 방문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번 방문을 유도, 이른바 ‘회전문 관객’을 목표로 한다. 어쩌다 한 번 가는 미술관이 아니라 매주 가는 미술관이란 콘셉트는 최근 소확행(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트렌드와 맞물려 그 반향도 상당하다.

라이프스타일 밀착형 미술관의 첫 주자로는 대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대림미술관과 디뮤지엄이 꼽힌다.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을 모토로 하는 이들은 감각적 전시 외에도 아티스트 토크, 할로윈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20~30대의 폭발적 관심을 받고 있다. 

디뮤지엄의 미술관 속 도서관 ‘북 라운지, 일주일만 엽니다’ [제공=디뮤지엄]
디뮤지엄은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매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북 라운지 운영한다. 도서출판 시공사, 문학동네 등 대형 서점을 비롯 스토리지북앤필름, 고요서사, 다시서점 등 독립서점 11곳이 북큐레이팅에 참여, 소설ㆍ에세이ㆍ예술 서적 등 800여권을 비치했다. 미술관 속 작은 도서관이 차려지는 셈이다. 디뮤지엄 측은 “현재 진행중인 ‘Weather: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전의 연장에서,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기획했다”며 “꼭 전시만이 아니라 좋은 서적들만을 모은 도서관에서 책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개관 22주년을 맞아 인사동에서 은평구 진관동으로 오는 31일 이전 개관하는 사비나미술관도 라이프스타일 밀착형 미술관을 목표로 한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 관장은 “이제 미술관은 전시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며 “관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감동과 휴식을 얻어갈 수 있도록 많은 시도를 할 것”이라고 재개관 포부를 밝혔다. 진관내천을 끼고 삼각형 부지에 자리잡은 사비나미술관은 인근 북한산의 경치를 끌어들이며 비도심 미술관의 장점을 한껏 드러낸다. 콩크리트, 벽돌, 유리, 금속 등 4가지 재료만으로 담백하게 지었지만 주변 산과 아파트 숲 사이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앞서 ‘미술과 수학의 교감’, ‘셀피’ 등 융복합 성격 전시로 각광 받았던 미술관은 이같은 도전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재개관 기념전으로는 ‘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예술가의 명상법’을 선보인다. 신문지에 연필로 선 긋기를 반복한 최병소 ‘무제’(2015), 매일 일정한 시간 점 하나를 긋는 자기 훈련을 반복한 강운의 ‘0-1095’ 등은 몰입과 사색의 세계로 이끈다. 김성호, 김윤수, 마이클 케나 등 26명 작가(팀)이 참여했다. 미술관 측은 “우울증ㆍ공황장애 같은 마음의 병들이 우리 주변에 익숙하다”라며 “빠른 속도가 경쟁력이 되는 현대사회에서 늘 조금 다른생각을 하는 예술가들의 명상을 통해 우리 마음 돌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린이미술관 헬로우뮤지움의 ‘헬로우 할로윈 위크’ 전경 [제공=헬로우뮤지움]
어린이를 타깃으로 하는 어린이미술관도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 동네미술관 헬로우뮤지움은 지난 23일부터 28일까지 ‘헬로우, 할로윈 위크’를 운영했다. ‘헬로 초록씨’라는 환경보호 주제의 본전시에 더해 할로윈 분위기가 나도록 미술관을 꾸미고, 주말엔 아프리카 음악 공연, 타악 퍼포먼스, 몬스터 슬라임 만들기, 몬스터 쿠키 만들기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총 4회 진행한 프로그램은 전 회차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미술관측은 “할로윈 코스튬을 입고 입장하는 등 반응이 좋았다”며 “한번 오고 마는 미술관이 아니라 늘 찾을 수 있는 곳이 되도록 전시, 교육, 체험학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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