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서 은평구 진관동으로 이전 개관한 사비나미술관 전경 [제공=사비나미술관] |
쉼터·놀이터·체험학습장으로 관객 유혹
핼러윈 파티·요가수업·명상·북라운지…
가족·연인과 즐기는 ‘소확행’ 명소 부상
맥주 파티, 벼룩시장, 요가 수업, 명상, 디제잉 나잇….
중소형 미술관이 변하고 있다. 좋은 작품을 감상하러 시간을 내 들르던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곳으로의 변화다. 블록버스터급 전시를 주로하는 전시 전문업체와, 보물급 소장품을 무기로 하는 대형 미술관과 차별화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들 미술관은 관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획전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번 방문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번 방문을 유도, 이른바 ‘회전문 관객’을 목표로 한다. 어쩌다 한 번 가는 미술관이 아니라 매주 가는 미술관이란 콘셉트는 최근 소확행(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트렌드와 맞물려 그 반향도 상당하다.
라이프스타일 밀착형 미술관의 첫 주자로는 대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대림미술관과 디뮤지엄이 꼽힌다.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을 모토로 하는 이들은 감각적 전시 외에도 아티스트 토크, 할로윈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20~30대의 폭발적 관심을 받고 있다.
디뮤지엄의 미술관 속 도서관 ‘북 라운지, 일주일만 엽니다’ [제공=디뮤지엄] |
개관 22주년을 맞아 인사동에서 은평구 진관동으로 오는 31일 이전 개관하는 사비나미술관도 라이프스타일 밀착형 미술관을 목표로 한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 관장은 “이제 미술관은 전시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며 “관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감동과 휴식을 얻어갈 수 있도록 많은 시도를 할 것”이라고 재개관 포부를 밝혔다. 진관내천을 끼고 삼각형 부지에 자리잡은 사비나미술관은 인근 북한산의 경치를 끌어들이며 비도심 미술관의 장점을 한껏 드러낸다. 콩크리트, 벽돌, 유리, 금속 등 4가지 재료만으로 담백하게 지었지만 주변 산과 아파트 숲 사이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앞서 ‘미술과 수학의 교감’, ‘셀피’ 등 융복합 성격 전시로 각광 받았던 미술관은 이같은 도전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재개관 기념전으로는 ‘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예술가의 명상법’을 선보인다. 신문지에 연필로 선 긋기를 반복한 최병소 ‘무제’(2015), 매일 일정한 시간 점 하나를 긋는 자기 훈련을 반복한 강운의 ‘0-1095’ 등은 몰입과 사색의 세계로 이끈다. 김성호, 김윤수, 마이클 케나 등 26명 작가(팀)이 참여했다. 미술관 측은 “우울증ㆍ공황장애 같은 마음의 병들이 우리 주변에 익숙하다”라며 “빠른 속도가 경쟁력이 되는 현대사회에서 늘 조금 다른생각을 하는 예술가들의 명상을 통해 우리 마음 돌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린이미술관 헬로우뮤지움의 ‘헬로우 할로윈 위크’ 전경 [제공=헬로우뮤지움] |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