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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방북, 시기만 남았다
“초청장 오면 간다” 사실상 수락
北 신앙·인권 진전된 조치 기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역사에서 또 하나의 역사적 장면으로 기록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북한으로부터 공식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공식 초청을 전제했지만, 이는 문 대통령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화답이고, 전통적으로 격식과 절차에 큰 비중을 두는 교황청의 입장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방북 수락이라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며 적극적인 환대의사를 밝히고,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김희중 대주교에게 교황청에 남북이 화해와 평화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뜻을 “꼭 좀 전달해달라”고 언급한 만큼 공식초청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 교황 방북은 대북압박 및 외교적 고립 탈피, 정상국가 이미지 제고, 비핵화 진정성 부각 등 매력적인 카드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이제 초입에 들어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에 큰 동력이 될 전망이다.

특히 교황의 방북 의사가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미 비핵화 대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으로서도 세계 13억 가톨릭 신도의 정신적 지주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평화와 화해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교황이 북한 땅을 밟는다면 소홀히 여기기 어렵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미 2015년 미국과 쿠바 방문을 통해 양국 국교정상화를 유도하고, 2016년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 화해를 중재해 반세기에 걸친 내전을 종식시키기는 평화의 사도로서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교황의 방북 메시지 초점은 한반도평화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에서 평화프로세스를 추진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또 2014년 방한 때는 남북화해 메시지를 통해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줬고, 지난 4월 1차 남북정상회담과 6월 북미정상회담을 전후해서는 한반도평화를 축원하는 기도를 올리는 등 한반도 분단과 치유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이와 함께 교황 방북은 북한사회에도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교황의 해외 방문은 해당 국가 정상과 주교회의 초청이 있어야 가능하다.

주교회의는 물론 천주교 사제조차 없는 북한이 교황을 초청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사전정지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일각에선 북한이 교황 방북에 앞서 인권ㆍ신앙 분야에서 진전된 조치를 취하고 바티칸과 수교 등 근본적 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종만 신부는 자유아시아(RFA)와의 인터뷰에서 “교황 방북이 현실화하려면 북한의 사전작업이 선행돼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교황이 방북에 어떤 조건을 내걸지 않을 것 같지만, 그 전에 바티칸 시국과 북한의 수교가 먼저 이뤄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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