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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의 ‘경기하강’ 부인…금리인상 신호?

2.7%를 ‘잠재성장률’로 평가
“경제안정, 금융 불균형 누적”
다음달 금리인상 명분 가능성

한국은행이 올해 수정 경제성장률 2.7%를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평가하면서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로 2.7%를 제시하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실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잠재성장률이란 한 나라 경제가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국내의 생산요소를 활용해 최대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뜻한다. 따라서 성장률이 잠재성장 수준과 비교할 때 웃돌면 과열, 비슷하면 견실한 성장, 밑돌면 침체로 경기를 해석할 수 있다.

한은이 지난해 제시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16~2020년 평균 2.8~2.9%다.

이환국 한은 조사국장은 “잠재성장률 추정은 생산성과 생산연령인구, 자본스톡 등 자료들을 토대로 추정하는데, 고려하는 요소가 시간에 따라 변하게 된다”라며 “2.7%라는 숫자가 잠재성장률에서 많이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한은의 성장 전망이 맞다고 해도 우리 경제는 이미 잠재성장 수준을 밑돌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잠재성장 추정이 2020년까지 평균 성장률인데, 잠재성장률이 갈수록 낮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잠재성장률은 한은이 제시한 범위의 상단에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올해 전망치가 잠재성장률보다 0.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잠재성장 이하의 침체국면이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은 추계하는 기관에 따라 수치가 다르지만, 일관적인 흐름은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미 2020년까지의 평균 잠재성장률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잠재성장률은 10년 뒤면 1%대로, 20년 뒤면 0%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10년 뒤, 혹은 20년 뒤 0~1%대의 성장을 했을 때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이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견실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결국 한은이 ‘2.7%도 잠재성장률 수준’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배경에는 결국 11월 기준금리 인상 명분일 가능성이 크다.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가 목표수준에 근접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면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하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고 말했다. 특히 이 총재는 선제적 통화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경기와 물가가, 거시경제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면 지금 금융불균형이 쌓이고 있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 유념을 해야 되겠다”고 밝혔다.

현재 경기가 침체국면이 아니어야 11월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한 셈이다. 지금 경기침체를 인정하면 결국 경기하강 국면에서 금리를 올려 펀더멘털을 훼손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는 이 총재가 “지금이 완화기조라고 한다면 정책여력 확보의 필요성 같은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발언한 데서도 확인된다. 향후 경기가 더 나빠졌을 때를 대비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담보하려면 분명 지금보다는 기준금리가 더 높아질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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