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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서 ‘동료 택배기사’ 무차별 폭행 “피해자는 친형, 말 못알아들어 욱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환청·환각 가진 형과 함께 일하던 중
“참고 감싸줘야 했는데 죄송” 사과

대낮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한 택배 기사가 지적장애를 가진 동료 기사를 무차별 폭행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택배 기사 폭행 널리 퍼트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2분 27초짜리 해당 영상에는 택배 유니폼을 입은 젊은 두 남성이 2인 1조로 짐을 옮겨 싣는 도중 남성 한 명이 동료 남성의 머리채를 붙잡고 뺨을 수 차례 때리며 배를 발로 차는 장면이 담겨있다.

택배기사는 또 동료 택배기사를 뺨과 머리, 배 부위를 10회 넘게 마구잡이로 폭행하다가 화물칸에 남성을 밀어 넣고 문을 잠갔다. 남성이 화물칸에 들어간 뒤 화물차는 심하게 흔들린 것으로 보아 화물칸에서도 폭행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19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마포구 택배기사 폭행 사건에 대해 수사에 들어가 피의자를 특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특정할 만한 단서와 정황을 모두 확보했다” 곧 피의자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확산되자 가해자로 추정되는 ‘공덕오거리 폭력 택배기사입니다’라는 해명글을 게시했다. 작성자는 자신이 동영상 속 택배기사라면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자는 장애를 가진 친형”이라면서 “형이 일을 알려주는 대로 제대로 안 해서 순간 너무나 욱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장애를 가진 어머니, 친형과 어렵게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동영상 속에 내게 맞은 인물은 친형”이라면서 “어릴 적 뇌병변으로 언어장애와 지적 장애를 가진 어머니, 환각과 환청 장애를 갖고 있는 형과 3명이 살고 있다. 형의 약 값을 위해서, 어머니를 책임지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를 가진 형을 혼자 집에 두면 휴지를 모아 불을 지핀다든가 등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어서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형이 안타깝고 측은하지만 평소 엘리베이터 여성분을 보고 혼잣말을 하고 웃거나 길거리 버려진 담배꽁초를 주워서 피우는 행동을 보면 가끔 너무 화가 난다. 이날 몇 번을 말해도 (택배작업을) 알려 주는 대로 안 해서 순간 너무나 욱해서 폭력을 행사했다. 참아야 하고 더 감싸주고 보살펴 줘야 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영상을 보시게 되면 너무 가슴 아파 하실 것 같아서 더욱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한편 택배업체 관계자는 “경찰 조사를 지켜보고 추후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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