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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가고, 잠적하고…돈 떼이는 금융기관

빚 안 갚고 출국해도 속수무책
캠코, 10년간 2345명 4217억원
주금공, 전세보증 회수 잘 안돼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금융기관이 해외로 도피해 회수하지 못한 자금이 4000억원에 달하고, 전세자금대출로 떼인 6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 간 국내 금융기관에 채무를 갚지 않고 해외로 이민을 간 사람은 모두 2345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채권액은 4381억원으로 이 중 96%에 달하는 4217억원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채무자 가운데선 무려 118억6000만원을 갚지 않고 해외로 도피한 이도 있었다. 고액 채무자 10명의 채권액 합은 578억1400만원이었다. 이들 10명 중 9명은 연대보증으로 채무를 졌고 회사 대표이사가 6명이었다.

현행 국외 이주 관련 법규에는 금융기관 빚을 상환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규정이 없다. 개인정보 보호 목적으로 출국 전 신용정보가 확인되지 않아 출국하는데도 빚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도 없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대위변제도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위 변제란 채무자가 대출을 갚지 못해 주금공이 대신 갚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이 주금공으로부터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15년부터 올 3분기까지 버팀목대출 전체 보증 건수는 42만4665건이었으며 이 중 대위 변제 건수는 전체 보증공급 건수의 0.49%인 2061건이었다. 규모로는 총 보증금액은 19조373억원이었고 대위 변제액은 634억원으로 0.33%에 해당했다. 이 중 1281건(62.2%)를 구상권 청구를 통해 회수했다. 건수로는 절반이 넘지만 대부분 분할상환 등으로 소액만 회수돼 회수율은 전체 634억원 중 40억원인 6.3% 수준에 불과했다.

회수율이 낮은 것은 보증사고 처리 취약차주의 경우 연락이 두절되거나 일시상환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이들이 많아서다. 분할상환 계약으로 오랜 기간동안 상환하거나 신용회복위원회, 파산, 개인회생 등 공적 채무조정 중인 차주도 많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정훈 의원은 “결국 보증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며 “구상권 청구 회수실적을 높이려면 관련 부처에서 채무자 과세정보를 수집하는 등 공적 자료 수집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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