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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순방 文 대통령, 대북제재 완화 ‘총력’… 정점은 교황 초청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6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 공군 1호기 편으로 도착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靑, 영국 메이 총리 정상회담 일정 공개
- 영국과 프랑스 정상 만나 대북 제재 완화 설득
- 18일 교황 평양 방문 여부 최대 ‘이벤트’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유럽을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제재완화’ 설득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인 영국과 프랑스다. 북한 제재완화에 이미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 외에 영국과 프랑스 정상들을 만나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문제는 문 대통령의 이같은 움직임을 바라보는 미국측 시각에서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16일 프랑스 현지에서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이 오는 19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만나 정상회담을 연다고 밝혔다. 한국과 영국 정상이 만나는 정상회담 일정은 국내에서의 대통령 순방 일정 설명에서는 없었던 일정이어서 더 주목받고 있다. 청와대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ASEM 회담과 관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와의 정상회담 일정만을 국내 설명회에선 공개했었다.

한영 정상회담 일정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영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기 때문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대북 제재 완화에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가 있고, 프랑스와 영국도 대북 제재 완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경우 미국의 변화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복안이다.

다만 유럽의 대체적인 시각은 북한의 미사일과 핵개발의 위험성에 초점을 맞춘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공동선언문에 포함시키면서 대북 제재 지속 입장에 방점을 찍었다. 영국 메이 총리 역시 북한 핵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취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또 대북 제재 완화는 미국이 취하는 ‘제재는 계속된다’는 입장과도 결이 달라, 이같은 외교적 부담을 영국이 무릅쓸 것이라 예단키도 어렵다.

문 대통령이 영국과 프랑스 정상과의 만남에 공을 들이는 것은 유엔의 대북제재와 EU의 대북 제재,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현재 대북 제재는 한국·미국·유엔·EU의 대북제재 등 모두 4겹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유엔의 대북제재와 EU의 대북제재의 진퇴를 결정하는 데 주요한 당사자국들이다. 설혹 실질적인 대북 제재 완화 조치를 끌어내지 못하더라도 문 대통령 입장으로선 나쁘지 않다. 북한을 향해 ‘남한도 노력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내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은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까지만해도 수소폭탄 실험 성공을 발표했고 미사일 발사 등으로 ‘위험한 국가’ 이미지가 유럽 국가들 사이에선 강하다. 또 유엔의 북한 제재 결의(2375호)는 통과된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때문에 북한에 대한 신뢰보다는 의심이 유럽 내에선 더 큰 것이 현실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정부가 미국 외 다른 국가에게 북한 관련 협력을 구해 비핵화 협상의 구속력을 높임으로써 북한을 안심시키는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관심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 방북 초청 수락 여부로 쏠린다. 문 대통령은 한국 시각으로 오는 18일 오후 7시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평양 초청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축전을 보낸 프란치스코 교황이란 점과 청와대가 순방 일정 설명에서 교황의 평양 초청을 깜짝 공개했던 것을 고려하면 성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결과를 장담키는 어렵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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