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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증시 급락의 후폭풍…한국은 외인 자금 ATM?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지난주 미국 증시가 연이틀 급락을 기록한 가운데, 전 세계 신흥국으로부터 외국인 자금이 회수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건전성이 높아 대외충격이 가라앉을 시 다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연관성이 높은 중국 경제가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는 한 금융불안 우려가 해소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신증권 제공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전날대비 3.2%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3.3%, 4.1%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다. 이같은 충격이 이튿날 신흥국에 닥치면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셜(MSCI) 신흥시장 지수는 0.8% 하락했고, 신흥국 통화가치도 0.5% 절하됐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호조와 이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라 달러화 가치 및 금리가 상승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미ㆍ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등 외부 환경이 전반적으로 신흥국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미 증시 급락은 신흥국이 자본이탈과 통화가치 하락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인 것이 재확인됐다”고 말했다.

특히 신흥국 내에서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국가는 한국과 베트남, 중국, 대만과 같은 대외건정선 기준 ‘저위험국’들이었다. 저위험국으로 분류된 국가들의 지난 11일 증시 하락폭은 4.6%에 달했던 반면, 중위험국과 고위험국의 낙폭은 1.6%, 1.5% 수준에 그쳤다. 미 증시 급락에 영향을 미쳤던 국채금리 급등이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높은 유동성을 갖춘 아시아 신흥국 중심으로 하락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한국은 국제투자대조표 부채 항목 상에서 증권투자금을 총부채로 나눈 ‘시장성 자금비중’이 64.3%에 달해, 저위험국 중에서도 자본유출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대외건전성이 높은 한국의 경우 외부충격에 대한 내성이 갖춰져 대외충격이 가라앉을 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재유입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 역시 중국 증시의 향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부채와 부동산 시장 거품 등 이전부터 지적돼 온 중국 경제 리스크가 상존해 있고, 미ㆍ중 무역분쟁도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 연구원은 “중국과 경제 연관성이 높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통화가치 하락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저위험국에 속하는 아시아신흥국도 중국경제가 둔화될 경우 중국을 통한 우회수출, 중국향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중국과 경제 연계성이 높다는 점이 불안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문 연구원은 이어 “지난 2015년 6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중국 경제의 경착륙 및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로 자본유출이 늘어나면서 중국 주가와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여타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해진 바 있다”며 “자금유출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시장성 자금비중을 놓고 보면 한국과 대만은 저위험국 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이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쉬운 금융시장으로 판단할 수 있어, 향후 위험회피 성향이 지속될 때 자금유출 압력에 따라 신흥국 평균을 하회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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