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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케아·다이소…라이프스타일로 본 청춘들의 ‘슬픈 자화상’

  • 기사입력 2018-10-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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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케아 가구는 기능과 디자인, 가격을 따졌을 때 가성비 갑의 대명사로 불린다. 특히 수입이 충분치 않은 30대들에겐 “빈티나지 않게 집을 꾸밀 수 있는 유일한 가구”로 인기다. 이케아가 소비적 욕망의 등가물이라면, 에어비앤비는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의 대체물이다.

박생강의 장편소설 ‘에어비앤비의 청소부’(은행나무)와 김의경의 소설집 ‘쇼룸’(민음사)은 이 시대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을 통해 짠한 일상과 욕망을 읽어낸다.

박생강의 ‘에어비앤비의 청소부’는 소재부터 남다르다. 에어비앤비가 여행 투숙객이나 받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붓함을 느끼려는 연인이나 갖가지 이유로 하룻밤 편안한 밤을 원하는 이들, 파티까지 쓰임새가 다양하다는 건 새로운 발견이다.서른다섯살의 나는 연인과 이태원 클럽에서 놀다 에어비앤비에 투숙한다. 룸메이트와 사는 그녀의 집을 들낙거리며 이케아 DIY가구를 조립하느라 버둥거렸던 나는 에어비앤비의 이케아 시트에 그만 눈살이 지푸려지고 만다. 왠지 예감이 좋지 않앗던 하룻밤, 늦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말다툼을 했던 연인은 가고 없고, 심드렁한 에어비앤비 청소부와 맞닥뜨린다. 사용후기에 못마땅한 걸 잔뜩 쓰리라 다짐했던 거와 달리 며칠 후, 야근에 녹초가 된 나는 다시 그 에어비앤비를 찾는다. 그 때 쫒기듯 뛰쳐들어온 예의 청소부와 뜬금없이 대화를 나누게 된다. 청소부의 ‘빵’이력과 집주인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풀어진 나는 가족이나 직장동료들과도 나누지 않는 이런 저런 얘기를 털어놓게 된다. 작가는 에어비앤비가 주는 가벼움 만큼이나 경쾌하고 위트있는 입담을 구사하는데 사용후기와 메시지, 페이스북 등이 한몫한다. 에어비앤비 청소부로 잠깐 일했다는 작가의 경험이 소설의 디테일에 녹아있다.

김의경의 첫번째 소설집 ‘쇼룸’(민음사)에서도 이케아는 주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쇼룸’ 속 등장인물들의 소비는 이케아와 다이소 사이를 오간다. ‘물건들’의 30대 청춘들은 원룸에서 생활하며 다이소에서 1000원, 2000원, 비싸야 5000원짜리 물건을 고르며 헛헛함을 채운다. 다이소에서 우연히 만난 대학동창과 쇼핑하며 가까워진 나는 다이소의 층을 넓혀가며 점점 더 물건에 빠져들지만 채워지지 않는 결핍으로 끝내 동거를 접는다. ‘이케아 피플’ 중에서도 이십대 청춘은 가장 위축돼 있다. ‘이케아 소파 바꾸기’의 사라, 미진, 예주는 가장 싼 것을 찾아 이케아를 헤맨다, 그들은 19만9000원짜리 소파를 사지 못하고 9만원짜리를 산다, 1만4900원짜리 스탠드를 내려놓고 5000원짜리를 담는다. ‘이케아 룸’의 소희는 열여덟살 연상의 유부남과 연애중이다. 또래 남자를 사귀는 친구들이 선물로 목도리나 싸구려 목걸이를 받을 대 자신은 해외여행이나 오피스텔을 맏는다며 관계를 정당화하지만 자신이 ‘싸구려’라는 생각에 괴로워한다. 또 부부작가가 등장하는 ‘쇼케이스’에서 남편인 태환은 아내인 희영이 글을 쓸 수 있도록 자신은 글쓰기를 미루고 정육점에서 일하며, 결혼식과 출산을 무기한 연기한다. 고단한 삶에서 이케아의 반짝이는 공간은 일종의 마취제 역할을 하지만 현실을 깨닫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얻을 수 없는 것 대신 작은 소비로 자신을 위로하고 잠깐의 행복을 사지만 어느 순간 외로움과 불안은 더 깊어진다. 이케아는 청춘이 지닌 경제·사회적, 또 정체성의 불안한 상태를 보여주는 공간이자 우리시대 청춘의 자화상인 셈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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