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를 이긴 유비는 221년 4월 제위에 오르지만 이듬해 6월 이질에 걸려 죽는다. 세균성 이질인지 아메바성 이질인지는 알 수 없다.
국내 에이즈 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최 교수가 펴낸 독특한 에세이 ‘감염된 독서’는 문학 작품 속에 나타난 감염병을 꼼꼼하게 읽어낸 서평에세이다. ‘질병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란 부제를 단 책에는 프리모 레비가 수용소에서 겪은 참혹함을 그린 ‘이것이 인간인가’를 비롯, ‘닥터지바고’ ‘안나 카레니나’ ‘데카메론’‘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등 다양한 고전들이 망라됐다.
김정한의 소설 ‘제3병동’에선 장티푸스가, ‘안나 카레니나’의 폐병, ‘데카메론’의 페스트,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의 매독 등 이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병부터 현재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는 병까지 지은이는 임상경험과 문학작품 속 이야기를 함께 엮어가며 이들이 주는 의미들을 담담하게 써내려간다. 지난 5년간 숨막히는 병원의 시간 속에서 써낸 일종의 숨구멍과도 같았던 그의 글쓰기는, 가오싱젠의 말대로 또 다른 ‘인간 곤경의 기록’이라 할 만 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