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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배기표 ‘사랑쟁이 아빠편지’ 저자ㆍ교육칼럼니스트] 유치원 통합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
유치원 안전사고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통학차량 사고를 비롯 원내 폭력사건에 이어 최근에는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는 사고도 일어났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자연스레 잊혀질 것이고 이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분노할 것이다.

필자는 하나의 추억과 인연에서 시작돼 최근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서울지회와 함께 ‘서울시 300개 사립유치원 대상 mom안심유치원 평가인증’을 마쳤다. 몇 해전 아이가 유치원에서 작은 사고를 경험하고 그저 지나칠 수가 없었다. 신체적ㆍ정신적으로 가장 취약한 시기에 있는 우리 모두의 아이들에게 언제든 생길 수 있다라는 생각에 그저 바라만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계기로 여러 유치원 현장을 다녀보고 관련 법규를 조사하고 교육행정 전문가를 만나고 EU 등 해외규정을 스터디하면서 유치원 안전에 대한 프레임워크를 준비하게 됐다.

여기서 한 아이의 아빠로써 진행한 서울시 사립유치원 안전평가 경험을 바탕으로 유치원 안전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바로 유치원 통합안전관리 시스템의 구축이다. 한마디로 말해 유치원 안전을 위한 학부모, 교육행정가, 소방관계자, 아동보건 전문가, 건축사, 환경전문가, 일선 유치원 교육자들이 참여하는 집단지성 ERP플랫폼인 것이다. 다양한 유치원 안전관리 매뉴얼과 데이터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공동으로 구축 및 승인하고, 이를 스마트폰 앱으로 쉽게 활용하자는 것이다. 본 플랫폼의 핵심은 유치원과 교육청 그리고 학부모와의 우리 아이들의 안전에 관한 적극적이고 실제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수립을 의미한다.

유치원 통합안전관리 시스템은 형식적인 것이 아닌 실제적인 매뉴얼이 포함돼야 하며, 우리 아이를 둘러싼 모든 관계자들이 함께 내용을 공유하고 점검할 수 있는 체계여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유치원들이 의무적으로 제출하고 있는 서면상의 학교안전계획 매뉴얼은 개별 유치원의 구조적 특성를 반영하지 못하게 정형화된 형식으로 가이드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특히 이 과정에는 유아교육의 선진국인 EU국가들처럼 학부모 운영위원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제적인 안전모니터링이 매뉴얼에 포함돼 있지 않다. 또 유치원의 경우 노유자시설로써 소방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소형 면적의 유치원의 경우 소방시설 작동기능검사와 같은 현장점검이 사살상 제외되다 보니 자연스레 유치원에는 안전불감증이 팽배하게 되는 것이다. 소방시설법 개정과 같은 현실적 벽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보다 다양한 소방전문가들의 실제적인 조언을 바탕으로 통합안전관리의 소방시설관리 부분 매뉴얼을 체계적이고 세부적으로 구비하여 안전관리에 대비해야 한다.

현재 유치원 안전점검 및 관리는 실제적인 것이 아닌 서류중심인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최근 붕괴된 유치원의 경우에도 관계자들이 단 한번도 제대로 된 현장점검을 하지 않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세밀한 방문점검 및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실제적으로 할 수 있는 예산과 전문인력은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아주 단적인 예로, 필자가 평가한 적지 않은 수의 유치원들은 유리장식장들이 좁은 복도 대피로에 놓여 있다. 만약 화재와 같은 긴급사항이라면 비상대피로 미확보로 2차 사고가 충분히 예상되는 환경인 것이다. 해당 시설장들의 안전불감증도 문제이지만 지난 20년간 단 한번도 교육 및 소방관계자로부터 공식적인 지적을 받지 않았는데 어떻게 자신들이 알겠느냐가 대부분의 답변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만약 유치원 통합안전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다면 필수 등재사진인 대피로 사진을 보고 지역유치원 담당 공무원들이 소방전문가들의 유권을 해석을 받은 후 온라인상으로 조치를 취하고 필요시 현장방문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결국 본 시스템이야말로 유치원 안전평가 인증 및 교육청 등 관계공무원의 업무평가의 가장 실효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또한 정책당국의 의지만 있으면 유치원차량 등하원 확인 및 투약의뢰 관리, 급식자재 유통기한 확인, 어린이 활동공간 안전관리 점검 등의 기능이 시스템에 효과적으로 첨가될 수 있는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격언이 있다. 지금의 시대에는 한 국가가 필요할 것이다. 유치원 통합안전관리 시스템을 통해 우리 모두가 미래세대의 주역인 아이들을 지켜주기를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소명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뛰고 있는 일선의 유치원 원장과 교사들에게 우리 아이들의 안전보호야말로 최고의 교육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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