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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하수는 떠벌리고 고수는 듣는다
‘경력 6년 차의 중견 기업 과장입니다. 오늘 아침 간부회의 전에 부장님과 차를 한 잔 같이하면서 영업조직 개편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해서 제 의견을 말씀드렸더니 아주 좋다고 칭찬하셨습니다. 그런데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부장님이 제가 했던 이야기를 마치 당신 생각인 것처럼 사장한테 건의해서 칭찬도 받고 그대로 시행하라는 명도 받았습니다. 생각할수록 억울해서 부장님한테 항의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괜찮지 않다. 항의하면 부장님 반응은 명약관화 - ‘사실은 나도 자네하고 똑같은 생각을 하던 중이었어!’라며 적반하장으로 나올 것이다. 그러면 뭐라고 반론할 것인가? 계속 따지면 자칫 국 쏟고 손까지 데는 결과가 될 확률이 높다. 물론 회의에서 보고 끝에 ‘이 생각은 김 과장 아이디어입니다’라고 해주어서 이분이 사장님께 인정받았으면 정말 좋았겠으나, 회사란 너나없이 먹이를 노리는 맹수들이 경쟁하는 곳인데, 어느 간부가 그런 고매한 인품을 보일 것인가? 어쨌든 이분의 생각이 실현되었으니 그냥 넘어가는 것이 좋다고 보며, 정 서운하면 부장님께 가서 항의가 아니라 ‘바로 개편안을 올릴까요?’라고 물어보라. ‘어 그래! 그러지. 김 과장 덕분에 오늘 내가 칭찬받았어. 고마워.’ 이러면 쿨하게 마음 풀어라. 왜냐면 부장이 커야 과장도 따라서 크는 법이기 때문에, 부장은 사장한테 인정받고 이분은 부장한테 인정받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남에게 발설해버린 아이디어는 법적으로도 내 것으로 보호받지 못하며 먼저 공표하고 쓴 사람이 임자다. 따라서 중요한 아이디어라면 내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나 상황을 충분히 마련한 뒤에 처음으로 남에게 공개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도둑맞았다고 억울해하는 과장님이여!! 항상 말을 아끼는 것이 현명함의 제1조다. 말을 많이 할수록 당신의 아이디어가 술술 새어나갈 뿐만 아니라, 감춰야 할 진실도 새어나가고, 얕은 바닥이 드러나며, 급기야는 이길 수 있는 게임을 놓치게 된다. 평소에 말이 많은 것은 패를 펴놓고 카드를 치는 것과 같다. 명심하라. 하수는 떠벌리고, 고수는 끝까지 듣는다.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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