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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남북경협 신중모드는 당연한 일
역사적인 평양 정상회담의 ‘9·19 선언’나타난 남북 경협의 윤곽을 보면 우려만큼 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모두 선언적 의미에 비중을 뒀다.

‘금년 내 동ㆍ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고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우선 정상화하며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한다는 정도였다. 논의야 언제든 무엇이든 못할게 없고 조건이 마련되면 하겠다는 것도 구색용으로 제격이다. 착공식만 한다는데 누가 무슨 수로 말리겠는가.

확실한 비핵화의 내용이 담기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한 남북경협은 도상설계 수준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두를 일도 아니다. 대북 경협은 국제사회와 발을 맞출 수 밖에없다. 현재로선 남북 경제협력은 완전히 국제외교의 종속변수다.

게다가 남북관계 변수도 완전히 제거된 건 아니다. 늘 잠복된게 남북정치다. 비무장지대 초소들을 없앤다지만 언제 어떤 방향으로 튈지 알 수 없다. 지금까지 그랬다. 충격은 좋을때 왔다. 금강산 관광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우리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에 맞아 사망하며 중단됐다. 성과좋던 개성공단도 2016년 목함지뢰 사건으로 가동중단됐다.

그래서인지 모든기업인들은 신중모드를 지켰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실제로 북한을 한번 가서 우리 눈으로 본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현재 상황이 서로 간에 경협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SK 최태원 회장도 “북한에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 그다음에 어떤 협력을 통해 좀더 한반도 발전이 잘 될 수 있는지 고민해 보겠다”고 원칙론에 그쳤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북한의 기술인력을 육성 및 활용하고 리스크를 줄이고자 업종별 중소기업협동조합과 북한기업 간 협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의욕을 보이면서도 “북쪽에서 막연히 바라는 건 많지만 구체적으로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현실을 인정했다.

가장 목이 탈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마져 “북미정상회담도 앞두고 있어 10월 정도는 관망하면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힘들게 조성된 남북한 화해무드가 한반도 경제 번영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건 누구나 한결같다. 일종의 당위다. 하지만 남북 경협이 자선사업은 아니다. 경제는 애국심으로 굴릴 수 없다. 민족사적 당위성이 비즈니스의 절대가치가 되지는 않는다. 사업성 판단은 온전히 기업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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