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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이지만’, 자극성 없이도 흥행 성공한 비결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18일 종영한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시간’의 굴레에 갇혀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시간이 멈춰진 사람이 다시 인생을 시작하면 그만큼 더 힘들다. 조급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결코 속도의 문제는 아니었다. 조금 늦어도 자신과 어울리는 길을 택하는 게 좋다는 게 결론이다.우서리(신혜선)는 독일 유학을 포기하고, 공우진(양세종)과 결혼한다.

마지막에 우진은 서리에게 “행복의 문이 하나 닫히면 또 다른 행복의 문 하나가 열린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닫혀버린 문만 보느라 또 다른 행복의 문이 존재하는지 모른 채 살아간다”면서 “닫힌 문 앞에 계속 주저 앉아있지 않는다면, 더 늦기 전에 활짝 열려 있는 행복의 문을 돌아봐준다면, 어쩌면 존재하는지 몰랐던 행복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두 사람 뿐만 아니라 우진의 조카 찬(안효섭)과 제니퍼(예지원) 등 ‘시간’의 굴레에 갇혀있던 등장인물들이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명언처럼 자신의 방향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가슴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

조금 밋밋한 듯 했지만, 자극적인 전개 없이도 흥미로운 스토리는 ‘서른이지만’의 가장 큰 미덕이었다.

‘서른이지만’에는 그 흔한 악역도, 주인공 커플의 사랑을 방해하는 훼방꾼도, 진한 애정씬도 없다. 그럼에도 갈수록 몰입도는 높아졌다.

점점 고조되는 ‘크레센도 전개’가 가능했던 것은 극 초중반에 인물들의 감정선과 서사, 그리고 클라이맥스를 위한 복선들을 촘촘하게 깔아 뒀기 때문이다. 조성희 작가 특유의 코믹한 에피소드들과 매력적인 캐릭터플레이는 기-승-전-결 어느 곳에서도 지루할 틈이 없이 만들었다.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무결점 청정 로맨스’를 탄생시켰다.

또한 신혜선-양세종은 대중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연기를 선보이며, 흥행보증력과 연기력을 모두 겸비한 배우로 섰다. 극중 두 사람은 열일곱에 코마에 빠져 서른이 돼 깨어난 ‘멘탈 피지컬 부조화女’ 우서리와 세상을 차단하고 살아온 ‘차단男’ 공우진, 즉 서른이지만 열일곱이라는 나이에 갇혀있는 인물들을 연기했다.

신혜선은 ‘진짜 17살처럼 보인다’는 최고의 평을 받을 정도로 말갛고 천진난만한 매력을 뽐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고, 양세종은 스스로를 가둬 놨던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세상에 발을 내딛는 서른 살 남자의 변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박수를 받았다. 더욱이 양세종은 신혜선과의 로맨스가 본격화되면서부터는 여심을 저격하는 눈빛 연기로 ‘로코남신’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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