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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저녁 회식은 시간 낭비다?
‘입사 3개월 차 새내기 직장인입니다. 영업부 수습을 뗐다고 저녁 회식을 하는데, 술을 잘 못 하는 데도 선배들이 억지로 많이 주어서 아주 힘들었습니다. 특히 부장님이 곁에서 처음 주는 잔을 마다하는 거 아니라고 자꾸 거드는 바람에 많이 마셨는데요, 요즘 저녁 회식은 시간 낭비라고 잘 안 하는 게 대세인데 이분들은 왜 아직도 이러는 걸까요?’

이 질문을 읽고 나니 문득 이전에 보았던 ‘전국의 부장님에게 감히 드리는 글’의 첫 문장이 생각나서 쓴웃음이 났다. 당시 상당히 화제였었는데 물론 필자도 그 글의 기발함과 상쾌한 기민함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모든 部長을 한 두름으로 묶어서 일방적으로 ‘꼰대’라고 단정 지어서 글을 쓴 공무원의 획일성에는 놀랐었다. 그 글의 도입부를 보면 ‘저녁 회식하지 말라. 젊은 직원들도 밥 먹고 술 먹을 돈 있다. 친구도 있다. 없는 건 당신이 뺏고 있는 시간뿐이다’라고 했는데 필자는 조금 완곡하게 ‘쓸데없는 저녁 회식하지 마라’로 고치고 싶었다. 일반기업은 정해진 실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아무래도 공무원들보다 더 치열하게 매달린다. 이때 직급을 뛰어넘는 ‘우리’를 만들기 위해 팀 단결력을 최대로 고조시키는데, 회식은 그중 한 방법이다. 사무실에서는 아무리 이야기해도 직급으로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자가 저녁 회식은 시간 낭비라고 아예 단정 짓고 있는데 세상일을 모두 한 가지 잣대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물론 술이 목적인 회식, 일방적으로 갑자기 통보하는 회식, 2, 3차를 강요하는 회식, 상사 혼자 떠드는 회식 등등은 정말 하지 말아야 한다.

첫 부서 회식에서 선배들의 술 세례에 혼난 새내기 직장인이여!! 단 한 번의 회식을 놓고 선배나 상사를 ‘나쁜 놈들’로 단정 짓지는 말라. 권장 사항은 아니지만 ‘신고식’을 치르듯이 좀 짓궂게 굴었을 수도 있다. 모르긴 해도 그다음 날 ‘야 그 친구 꽤 견디는 힘이 있던데, 물건이야!’라고 평했을 수도 있다. 물론 매번 견디라는 건 아니다. 다음부터는 ‘술 잘 못 한다’라고 분명하게 선포하고, 대화도 할 만큼 충분히 했으면 ‘먼저 갑니다’하고 일어서라. 그때도 못 가게 붙잡으며 술로 끝장을 보려 한다면 회사를 옮겨라. 큰 희망이 없는 곳이다.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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