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대교 전경. [사진제공=GS건설]

‘학익진 설계’로 노량대첩 역사 담아
3D 설계 ‘프리콘 기술’로 9년 무재해
남해대교 대체…지역경제 활력 기대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세계 첫 경사 주탑 현수교인 노량대교가 순수 우리 기술력으로 탄생했다. GS건설은 경상남도 남해군과 하동군을 연결하는 노량대교가 9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13일 오후 6시에 개통한다고 이날 밝혔다.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한 노량대교는 경남 남해군 설천면 덕신리에서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를 잇는 총연장 3.1㎞의 ‘고현~하동IC2 국도건설사업’에 속한 교량이다. 주경간은 890m로 이순신대교(1545m)와 울산대교(1,150m)에 이어 세 번째로 주경간이 긴 교량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V자형 경사 주탑. [자료제공=GS건설]

학익진 전투대형 형상의 주 케이블. [자료제공=GS건설]

▶최첨단 공법으로 완성된 학인진 설계=노량대교는 노량대첩의 역사를 담아 V자 모양의 경사 주탑을 적용했다. 이순신 장군의 전술인 ‘학익진’을 모티브로 학이 날개를 활짝 편 이미지를 형상화한 주탑과 케이블도 눈에 띈다. 주탑을 육상에 둔 현수교로 설계해 한려해상국립공원과 인접한 청정해역의 해양 생태계 파괴 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한 친환경적인 교량이다.

주탑 높이는 건물 50층 높이의 148.6m에 달한다. 주탑에 8도의 경사각을 적용해 수직 주탑보다 측경간 주케이블의 장력을 줄여 케이블을 지지하는 구조물인 앵커리지 크기를 11% 감소시켰다. 여기에 케이블과 앵커리지까지 거리를 15m 줄여 공사비 절감과 경관성을 확보했다.

GS건설이 노량대교에 3차원 케이블을 적용한 사례는 타정식 현수교에서 세계 최초다. 현수교의 주탑과 주탑을 연결하는 두 개의 주케이블은 통상 평행한 일직선으로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노량대교는 유선형 모양의 3차원으로 배치해 바람에 더 잘 견딜 수 있도록 내풍 저항성을 높였다.

또 교량 상판인 ‘유선형 보강 거더’를 주탑에서 중앙방향으로 시공하고 스윙(Swing) 공법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공사 기간 단축과 해외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 GS건설의 설명이다.

노량대교 위치도. [자료제공=GS건설]

▶9년 무재해ㆍ지역경제 활성화 가교=GS건설은 고난도 공사에도 9년 동안 단 한 건의 재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프리콘(Pre-ConㆍPre Construction) 기술이 무재해 시공의 원동력이 됐다.

3D 모델링을 이용한 프리콘 기술은 가상의 시공 시뮬레이션을 통해 설계 오류를 파악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GS건설은 주택ㆍ건축 분야에 이어 토목 분야에 프리콘 기술을 적용해 ‘GS건설 인프라 VDC(Virtual Design and Construction) 플랫폼’을 개발했다. 노량대교 안전 관리는 ‘2017년 안전보건활동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대상인 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지역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기존 남해대교의 대체교량으로 통행 제한 불편이 사라진다. 남해고속도로, 대전~통영고속도로, 완주~순천고속도로와 연결망도 구축된다. 국토부가 서울ㆍ제주ㆍ부산에 이은 국내 제4대 관광거점으로 개발 중인 남해안 해안 루트(고흥~거제)의 연계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고병우 GS건설 인프라수행본부장은 “세계 최초로 적용된 경사 주탑과 3차원 케이블을 순수 우리 기술력으로 완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노르웨이 등 해외 선진국에서 기술 공유를 요청받을 만큼 노량대교는 국내 토목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