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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인도네시아의 한국인 투사들
인도네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아시안게임이 폐막을 향해 달리고 있다. 동아시아 내에선 우리와 꽤 멀리 떨어진 나라로, 수교는 1966년에 했지만, 5~6세기 자바섬 유리구슬 공예품이 신라유적의 핵심인 경주 대릉원에서 발견된 것으로 미뤄 양국 교류의 역사는 1500년이 넘는다.

최근 50년간 두 나라 교류는 1971년 통상협정 이후 현지 SOC 건설 등으로 시작해 가전, 의류 산업 진출 및 투자, 군수품 무역, 금융기관 인수합병에 까지 이른다. 우리의 열두번째 교역국이다.

특히 김대중ㆍ노무현 정부때 메가와티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중재했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자마자 전직 대통령이 된 메가와티는 다시 한반도 평화의 특사로 방한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인연은 또 있다. 이곳엔 우리가 잘 모르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할, 항일 독립투쟁의 흔적이다.

일제에 징집돼 인니 자바섬까지 끌려온 한국인 26명은 일본군에 의해 ‘연합군 포로 감시원’이 됐다. 이들은 항일결사체 ‘고려독립청년당’을 결성했다. 1944년 ‘암바라와 의거’를 일으켜 일본군 12명을 사살하고 조선독립을 외쳤다. 결국 일본군에 쫓겨 일부는 살아남고 주동자들은 사살됐다.

이 사건은 식민지배에 순응하던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도 자주독립 의식을 높였다는 현지 평가를 받고 있다.

해방 후에도 잔존하며 득세하던 친일세력의 반대 속에 2008년에야 독립유공자가 된 분들이다.

안일한 대응 속에 아시안게임 종합성적에는 24년만에 일본에 2위 자리를 내준다해도 축구 결승전 한일전 승리라도 건진다면 의미있겠다고 여기는 국민이 많듯이,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인도네시아에 주목한 김에 그곳의 문화, 사회, 관광자원 뿐 만 아니라, 이국땅에서 조국독립을 위해 희생한 ‘고려독립청년당’ 애국지사들의 고귀한 정신을 재발견하는 것 역시 매우 의미있겠다.

함영훈 선임기자/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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