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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해찬 대표, 野와 협치하고 靑에 쓴소리할 수 있어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7일 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이날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과 함께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했다. ‘관례적인 전직 대통령 묘소 참배’라지만 이 대표가 강조한 ‘최고 수준의 협치‘를 위한 첫 행보로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표의 민주당에 거는 기대는 크다. 이 대표는 7선 국회의원이자 김대중 정부 시절 교육부 장관을, 노무현 정부에선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오랜 정치적 연륜과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갖추고 있다. 안정적 국정운영이 요구되는 문재인 정부 집권 2기 여당을 이끌기에 이만한 적임자도 없을 듯싶다.

이 대표에게 기대가 큰 것은 그만큼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첫째는 협치다. 이 대표 역시 그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다. 집권 여당이라고는 하지만 민주당은 의석수가 과반에 미치지 못해 여소야대의 국회를 꾸려가야 한다. 문 대통령의 개혁 입법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과의 협치는 필수다. 이 대표가 “야당과도 진솔한 자세로 꾸준하게 대화하는 등 최고 수준의 협치를 추진하겠다”며 “여야 5당 대표 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협치는 말로 되는 게 아니라 행동이고 실천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수없이 협치를 외쳤으나 말의 성찬에 지나지 않았다. 집권 1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의 의연한 면모를 제대로 보이지 못했다. 안으로는 청와대의 부속기관이란 비아냥을 들어야 했고, 밖으로는 적폐청산을 내세워 전 정권 때리기와 야당 무력화에 골몰하는 모습이었다.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민생을 챙기는 여당의 모습은 없었다. 이런 식이라면 협치는 고사하고 정국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이 대표는 경륜에 걸맞는 정치력을 발휘해 명실상부한 야당과의 협치를 이뤄내기 바란다.

민심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청와대의 독주를 견제하는 역할 또한 이 대표의 몫이다. 현 정부도 경제를 비롯한각종 정책이 여론과 동떨어져 흘러가도 청와대는 이를 밀어붙이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6ㆍ13 지방선거 참패로 야당은 제 앞가림도 못하는 상태다. 추미애 전 대표 시절의 민주당 역시 청와대의 방패막이 역할에 급급했다. 정권이 오만과 독선에 빠져들 조짐이 보이는 데 견제장치는 거의 작동하지 못했다. 그 역할을 이제 이해찬 민주당이 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 특유의 리더십과 강한 추진력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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