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병사 평일외출…격오지 부대는 ‘글쎄요…’
1시간 자유 위해 3시간 투자 번거로워

국방부가 20일부터 평일 일과를 끝낸 병사들의 외출 제도 시범운용 부대를 확대함에 따라 ‘병사 평일외출’ 제도의 혜택을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격오지 부대의 기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앞으로 2차례 중간 평가를 거쳐 연말까지 합리적 방안을 마련해 이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20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10월 31일까지 ‘병사 평일외출’ 제도가 육해공군 및 해병대 소속 13개 시범운용 부대로 확대된다. 시범 부대는 대부분 전방 등 격오지 부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3, 7, 12, 21, 32사단 등 5개 부대이고 해군과 해병대는 1함대, 해병 2사단 8연대와 6여단 군수지원대대, 연평부대 90대대 등이다. 공군은 1전투비행단, 7전대, 305관제대대, 518방공포대가 시범부대다.

평일에 외출한 병사들은 부모나 가족 등의 면회, 외래병원 진료, 분대나 소대별 단합활동 등으로 제한된다. 외출 시간도 일과가 끝나는 오후 6시부터 저녁 점호시간인 오후 10시까지여서 전방 등 격오지 부대는 왕복이 번거로워 외출을 오히려 꺼릴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평일 일과가 오후 6시에 끝나더라도 외출 준비 후 실제로 부대를 나서는 시각은 6시 반~7시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후 10시 저녁 점호 전에 복귀해야 하는 만큼 부대에는 오후 9시~9시30분께 복귀해야 한다. 전방 등 격오지 부대에서는 외출지에서 오후 8시를 전후해 복귀를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격오지 부대원인 경우 1시간 남짓에 불과한 자유를 얻기 위해 2~3시간의 수고를 감내해야 하는 셈이다.

평일 외출의 명분이 되는 3가지 조건 또한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방 부대원이 평일 부모나 가족 면회 명목으로 외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찾아가기 힘든 전방 부대 면회는 주말에 하는 경우가 많다. 평일에 면회하는 경우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래병원 진료도 병원이 일과시간 이후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음주 행위는 절대 금지되며, PC방 출입은 시범운용 기간에는 일단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외출구역 역시 부대별 지휘관이 지정하는 지역으로 국한된다.

결국 평일 외출의 주 내용은 분대나 소대원이 단합 차원에서 부대 밖에서 식사한 뒤 PC방을 방문해 게임을 즐기는 식이 될 거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군 당국은 시범운용 기간 장단점을 분석해 격오지 부대원의 상대적 박탈감을 보상할 수 있는 ‘당근’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