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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입 1년…겉도는 출연연 연구직 블라인드 채용
대덕 출연연 전경[자료=헤럴드경제DB]

-연구직은사실상 실효성 떨어져
-해외 우수 인력 유치 어려움 우려
-연구직 탄력적 적용 바람직 의견 많아

[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블라인드(Blind) 채용 방식이 도입된 지 1년이 됐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학력이나 출신학교, 출신지, 가족관계 등을 가리고 입사 지원자의 능력이나 인성만으로 뽑는 것을 말한다. 이력서에 지원자의 사진을 붙이지도 않는다.

20일 과기계 출연연에 따르면 올 상반기를 전후로 출연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연구직과 행정직 채용에서 블라인드 채용이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연구직 채용 과정에서는 블라인드 채용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 시스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 채용에 적용됐다.

이 제도는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을 해소하고 취업 지원자 모두에게 공정하고 평등한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이런 취지에 따라 과기계 출연연 석ㆍ박사 연구인력과 행정직원을 뽑는 데도 블라인드 채용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당초 취지와는 달리 과기계 연구직 채용에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라인드 채용이라 하더라도 연구직의 경우 논문이나 학위 등을 제출해야 하는 데 심층 면접 과정에서 논문이나 지도 교수 등이 공개돼 출신 학교를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블라인드 채용을 하다보니 해외 석ㆍ박사 등 우수한 인재 유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출연연 채용 관계자는 “해외 우수 대학 졸업자는 보통 졸업 대학을 내세울 수 없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에 블라인드 방식으로 해외 연구직 인력 채용에 나서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도 이러한 분위기를 인지하고 있다.

출연연 일각에서는 ‘깜깜이 채용’에 대한 불안감도 남아 있다.

꼭 필요한 연구자들을 공급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중소 규모의 출연연들의 경우 예산이나 인프라 등 블라인드 채용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는 곳들도 적지 않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기업과 달리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고 PBS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심층 면접과 충분한 인력 등 블라인드 채용 시스템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부도 이러한 출연연의 예산ㆍ인력 부족 상황을 감안해 블라인드 채용을 일괄적으로 아웃소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연구직의 특수성이 훼손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수의 출연연 관계자들은 “블라인드 채용의 긍정적인 면을 살리는 차원에서 행정직에 한해 블라인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연구직에 대해서는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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