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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최악의 폭염…전기료 한시적으로 낮추는 게 맞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시적 전기료 인하 논의가 무성하다. 살인적 찜통 더위로 에어컨 등 냉방기기 이용이 급증하면서 전기료 부담이 커지자 이를 줄여주자는 게 논의의 핵심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폭염은 특별 재난에 준하는 것이므로 전기요금에 대해서도 제한적 특별배려를 할 수 없는지 검토하라”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주문했다. 여야 정치권은 전기료 부담의 근원인 누진제 개편 또는 여름 한 철 일시 해제를 조심스레 타진하고 있다. 워낙 전기료 누진제 개편은 파급력이 큰 사안이라 각 당의 입장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당위성은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결론적으로 폭서기에 한해 전기료를 일시 경감시켜주는 것이 맞다. 올해 폭염은 사실상 사상 최악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벌써 열사병 등 온열질환 사망자가 28명(30일 현재)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온열질환 감시 시스템을 가동한 2011년 이후 가장 많다. 농산물과 축산, 양식장 피해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재난도 큰 재난이다. 7월 한달간 전국 평균 폭염일수도 17일이 넘어 대폭염이라던 1994년(18.3일)과 비슷한 수준이다. 1일과 2일에는 수은주가 40도에 육박한다는 예보다. 더욱이 이런 기록적 무더위는 8월 중순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보돼 더 걱정이다.

폭염에 열대야로 잠을 못이룰 지경이지만 서민들 입장에선 마음놓고 에어컨을 켜기가 겁난다. 지난 2016년 6단계로 적용되던 전기료 누진제가 3단계로 낮춰졌다. 덕분에 전기료 부담이 크게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폭탄급’인 건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전기료가 두려워 에어컨을 켜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폭염은 국가적 재난이고, 정부도 이를 인정했다면 전기료 인하는 지체없이 실행에 옮겨야 한다. 물론 그 부담은 전적으로 정부의 몫이다. 만성적 경영난에 시달리는 한전에 부담을 전가할 사안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특별재난급 폭염 대책을 꼼꼼히 챙기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렇다할 정부 대책은 여태 없었다. 전기료라도 낮춰 폭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국회와 정치권도 적극 협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구 온난화 가속 등 기후 변화로 앞으로도 폭염은 더 잦아질 것이다. 차제에 여름철에 전기료를 낮추는 계절별 전기료 차등 적용을 아예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요금 부담이 줄었다고 오히려 전기를 마구 쓰는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는 보완책도 함께 마련해야 정책의 실효성을 더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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