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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금리인상 달갑지 않다”…美 금융시장 ‘화들짝’
대통령 통화정책 언급 이례적
강달러로 무역적자 확대 우려
연준 독립성 침해논란 불가피
달러화·국채수익률·증시 하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면서 이번에는 금융계와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미국에서 행정부가 정치적 독립기관인 연준의 통화정책에 개입하는 것은 수십년간 금기시돼왔으며 대통령이 직접 비판을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연준의 ‘독립성 침해’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CNBC 방송이 오는 20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 방영을 앞두고 공개한 발췌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가) 올라갈 때마다, 그들은 또다시 올리려고 한다”면서 “나로서는 정말이지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최선이라고 여기는 쪽으로 하도록 내버려두고 있다”면서 “이 모든 일이 좋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타 통화대비 달러 강세를 유발, 중국이나 유럽연합(EU)과의 무역적자를 더 키울 수 있다는 논리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은 우리가 올리는 것처럼 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미 유럽에 1500억달러를 잃고 있다. 유로화는 더 떨어지고, 중국 통화는 바위처럼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분명 불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좋은 사람을 연준에 배치했다”면서도 “그렇다고 그에게 동의할 필요는 없다.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은 올 들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하반기에도 두 차례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현직 대통령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대놓고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또 통화정책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실물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성 발언’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금융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리처드 피셔 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 방송에 “미국 경제의 특징 중 하나는 연준이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연준의 활동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과거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연준에 완화적인 통화정책 압력을 넣어 1970년대 인플레이션 폭등을 일으킨 이후 미국에서 대통령과 백악관의 통화정책 불개입은 전통이 돼 왔다.

다만, CNBC 방송은 대통령 역시 이런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민간인으로서 했을 법한 말을 하고 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금융시장에도 즉각 영향을 미쳤다. 최근 연중 최고치로 상승했던 달러화는 이날 약세로 돌아섰고, 국채 수익률 역시 하락했다. 미 뉴욕증시 3대 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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