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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호재…서울 집값, ‘밀린 숙제’에 꿈틀

집값 잡으려 미룬 일들 처리 시점 도래
강남 재건축 이주ㆍ철거 스타트
압구정ㆍ동작ㆍ관악 등 주변지에 영향
여의도ㆍ용산, 도시재생 등 개발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서울 집값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4월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이후 한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흐름과 다르다. 재건축으로 인한 이주와 여의도ㆍ용산 개발 계획 발표 등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미뤄뒀던 숙제들을 처리해야 할 시점이 다가온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한 주 동안 0.1% 상승했다. 정부의 집값 관리 목표인 물가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 수준이 되려면 주간 상승률이 적어도 0.06%를 넘어선 안되는데, 이달 들어 계속 이를 웃돌고 있다. 특히 서울 집값을 선도하는 강남4구(강남ㆍ강동ㆍ서초ㆍ송파)의 매매가는 4월 2일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현장에서도 조금씩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걸 감지하고 있다. 압구정의 현대아파트 주변 S 공인중개소 대표는 “4월 이후 시세가 1억원 정도 하락했는데 이달부터 매물이 소진되고 급매물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며 “다시 가격이 오를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송파구에서는 잠실리센츠 전용 124㎡가 지난 13일 23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23억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가 이후 19억원대로 떨어진 이후 다시 고점으로 복귀한 것이다.

강남 지역 분위기가 되살아나는 이유 중 하나로는 재건축 아파트의 철거로 인한 이주 수요가 꼽힌다. 지난해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속도전을 벌였던 재건축 단지들이 올해부터 하나둘 철거에 들어가야 하는데, 서울시는 연초 부동산 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미뤘다. 7월부터 인가를 내줘야 할 시점이 다시 돌아오면서 이주 수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일엔 2200여 가구의 서초구 신반포3차ㆍ경남아파트가 인가를 받았고, 5일엔 1350 가구의 송파구 미성ㆍ크로바가 인가를 받았다.

S 공인중개소 대표는 “압구정에는 반포 쪽에서 이주로 인한 자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보이고, 강남에 집을 구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은 동작구 혹은 그마저도 어려우면 관악구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최근 서울에서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여의도와 용산 역시 서울시가 미뤄뒀던 개발 계획 발표 시점이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뜨거워지고 있다. 여의도는 2013년 발표한 ‘2030 도시기본계획’에서 국제금융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작년부터 마스터플랜 마련에 착수했던 것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반기에 발표할 계획인데 문제는 집값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8일 시 도시계획위원회에 마스터플랜을 보고했을 때 가장 먼저 나온 우려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용산도 지방선거 등의 일정이 겹쳐 마스터플랜 발표를 올해 초에 하려다 7월로 미뤘고, 이마저도 다시 미뤄질 태세다.

정부가 하는 사업인 도시재생뉴딜 역시 지난해엔 가장 사업이 시급한 서울시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미뤄뒀다가, 올해부터 포함시키기로 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자치구로부터 15개 사업지의 신청을 받아 심사 중에 있으며 내달까지 7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규제로 인해 거래절벽 등의 현상은 계속되겠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은 국지적인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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