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스파이 혐의로 구속된 마리아 부티나.[사진=AP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미국 워싱턴의 아메리칸대학에 재학 중인 한 20대 여성이 비밀리에 러시아의 스파이 혐의로 체포됐다. 이 여성은 미국 정계에 접근하기 위해 성 접대까지 불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P 통신·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현지 검찰은 18일(현지시간)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아메리칸 대학 재학생 마리아 부티나(29)는 한 정치 관계자에게 특수이익집단에 들어가는 대가로 성관계를 제공했다”라고 밝혔다.

부티나는 워싱턴DC에 거주하면서 러시아와 비밀 연락망을 구축하고 러시아 정부의 지시로 미국의 정치조직에 침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폭스뉴스는 “아직 부티나가 어떤 특수이익집단에 침투하려 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명 로비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부티나는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공화당 활동가 폴 에릭슨과 동행한 적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뿐만아니라 “부티나가 이외에도 56세 미 정치권 관계자와 동거했으며 자신이 비밀 활동을 위해 그를 이용했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부티나가 러시아 첩보요원이라는 구체적인 증거도 제시했다.

부티나는 줄곧 러시아 당국과 교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3월 첩보요원으로 의심되는 러시아의 한 외교관과 저녁 식사했으며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의 연락처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보티나가 FSB으로부터 보직 제안을 받았다는 내용을 담은 메모도 발견했다.

또 익명의 러시아 관료와 부티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이 관료가 부티나를 비밀요원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법원은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부티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부티나는 단지 미국에서 자신의 길을 찾으려는 한 젊은 학생일 뿐이다”라고 항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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