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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톡톡] ‘잘 나가던’ 국산 줄기세포 치료제, 네이처셀에 발목 잡히나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
-네이처셀 “현재까지 확정된 사실은 없어”
-업계 “규제 완화 추세에 찬 물 끼얹은 셈”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순항 중이던 국산 줄기세포 치료제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가 구속되면서 이번 사건이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라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네이처셀 주가 뿐만 아니라 다른 줄기세포 치료제 관련 기업의 주가도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네이처셀 주가는 지난해 5000~6000원에 형성됐지만 11월부터 오름세를 타더니 지난 3월 6만원까지 치솟았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이 기간 네이처셀이 시세를 고의적으로 조종했다는 의심을 하고 긴급조치(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검찰로 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네이처셀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당시 라 대표는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저와 네이처셀을 포함한 바이오스타그룹은 양심과 법률에 반하는 어떠한 행동도 한 적이 없다”며 “네이처셀 주식 관련한 시세조종을 시도한 적이 전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라 대표가 허위과장 정보를 활용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구속을 결정했다. 네이처셀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다. 다만 공시를 통해 “라 대표가 구속돼 수사 중이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사실은 없다”며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네이처셀 사건이 국내 줄기세포 치료제 성장에 찬 물을 끼얹은 격이 될 것이라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네이처셀은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조인트스템’을 개발했다. 네이처셀은 지난 3월 식약처에 조인트스템에 대한 조건부허가를 신청했다. 허가 기대감에 네이처셀 주가는 크게 올라갔다. 하지만 식약처는 임상시험 참여자 수가 10여명으로 적고 자기공명영상(MRI) 결과에서도 증상 호전 비율이 50%에 머물러 효과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신청을 반려했다. 이에 네이처셀 주가는 급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에서 개발된 줄기세포 치료제 9개 중 4개가 국산 줄기세포 치료제로 한국은 이 분야에서 미국과 함께 가장 앞선 국가”라며 “그동안 정부 정책이 줄기세포 치료제 사용 규제 완화로 흘러가고 있었는데 이번 사건으로 정부의 정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 동안 몇차례 문제를 일으켰던 기업이 이번 일로 정리가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다만 우려스러운건 네이처셀로 인해 줄기세포 치료제의 조건부 허가나 기업의 증권시장 상장시 회계 부분의 인센티브 등이 매우 보수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조건부 허가가 가능할 만큼 뛰어난 효능의 줄기세포 치료제도 이번 일로 허가가 미뤄지거나 심사가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한참 높여나가고 있던 국산 줄기세포 치료제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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