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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갈수록 태산’…한국산 합성고무 반덤핑 예비판정
중국이 한국산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SM(스타이렌모노머) 등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합성고무 NBR(니트릴부타디엔고무)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리면서 보호 무역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갈수록 늘어가는 반덤핑 보복 관세 목록에 한국 석화업계는 사태가 어디로 번질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6일 공고를 통해 한국산과 일본산 NBR에 대해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리고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 일본산 NBR 수입 업자는 중국 해관에 예비 관세를 내야 한다.

NBR을 생산하는 한국 업체에 부과된 예비 관세는 금호석유화학에 12%, LG화학에 15%, 나머지 업체들에 37.3%로 매겨졌다. 당초 반덤핑 조치가 보증금 명목으로 집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결정이 예비 관세를 부과한 것인 만큼 확정 관세가 부과됐을 때 환급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빠르면 11월께, 늦으면 내년 5월께 최종 관세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성고무의 한 종류인 NBR은 쿠션감과 충격흡수가 뛰어난 재질로 석유, 연료 등을 견디는 성질이 강해 자동차ㆍ항공 업계에서 휘발유 호스, 연료 탱크 등에 쓰이거나 구두창, 요가 매트에도 적용되는 소재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중국천연가스유한공사(CNPC) 등이 작년 9월 제소를 한 이후 반덤핑 여부를 검토해 왔다.

국내 업계에서는 합성고무 중 유일하게 NBR에 대한 이번 조치가 중국 내 휘발유 호스 등 수요에 대한 당국의 조치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제소 주체가 CNPC 등이라는 점을 봤을 때 (품질 우위에 있는) 한국산, 일본산 물량을 경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등 NBR 반덤핑 예비 판정을 받은 업체들은 이번 결정이 미칠 영향을 파악하는 데 분주하다.

중국향 NBR에 대한 각사 매출 의존도가 높지는 않아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판단이지만, 점차 항목을 늘려가는 반덤핑 목록에 대한 기본적인 경계심이 드리운 상황이다.

LG화학은 대중국 NBR 수출이 전체 수출 물량 가운데 20%대 가량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중국으로 40% 가량 수출 물량이 몰리는 등 주력 시장이었지만 최근 몇년 간 유럽 등 타지역으로 물량을 분산시켜 놓았다”며 “최종 판결 전까지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또한 전체 NBR 매출액 가운데 중국 수출 비중은 20% 가량인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으로의 합성고무 매출 가운데 NBR 비중은 12%가량이다.

전우제 흥국생명 연구원은 “한국 고무업체들은 인도, 미국, 독일 등에 NBR 판매량을 확대할 수 있지만 중국은 NBR을 사 올 국가가 없다”며 “중국의 NBR 수입에서 한국산과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4%로, NBR 가격을 올려서라도 한국산ㆍ일본산을 사와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세진 기자/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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