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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기업 위한 산업부’되면 대기업은 따라오게 마련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만 따로 만나 적극적인 규제 개선을 약속하는 등 소통 강화에 나섰다. 취임 이후 대기업만 모아 간담회를 한 것은 처음이다. 그가 1년여전 밝힌 취임 일성은 “새 정부의 국정목표와 전략을 충실히 이행하고 위상을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는 것이었다.

새 정부의 정책 기조가 무엇인가. 다분히 대기업에는 부담되는 정책이 대부분이다. 산업생태계 복원이란 재벌 개혁을 의미가 크다. 소득주도 성장은 최저임금 과속인상을 비롯해 노동계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경기였다. 그런 정책에 충실하겠다던 백 장관이 “대기업 역할의 중요성을 더 부각하겠다”면서 “기업을 위한 산업부’(Ministry for Enterprise)가 되겠다”고 말했다.

백 장관의 이같은 행보는 정부의 대기업 경제정책 기조 변화에 부응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초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와 기업의 소통을 강조한 데 이어 지난 10일 인도 방문 일정중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는 등 직접 변화의 모습을 보였다. “기업 활동상 애로사항을 항상 청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산업부와 기업간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CEO들은 과도한 개인정보 보호와 신규 투자를 막는 지주사 규제 개선, 기업 투자에 필요한 산업 인프라 적기 확충, 신산업과 환경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등을 요청했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많다며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도 얘기했다. 건의 사항들이 마치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기업 투자와 경영 활동의 위축을 초래한 내용들이 그렇게 많았다는 반증이다. 전경련이 와해되다시피한 상황에서 대기업은 어려움을 하소연할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업을 위한 산업부’란 ‘기업을 위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다른 정책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변했다고 하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대기업 견제 정책은 여전하다.

그런 점에서 백 장관의 응답은 기대이상이다. 그는 규제혁신과 근로시간 단축, 첨단산업 지원, 통상 현안 대응 등 산업부가 맡고 있는 업무뿐만 아니라 세액공제를 비롯해 다른 부처가 담당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기업의 진정한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단순히 건의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산업정책 관점에서 담당 부처를 직접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그의 말이 행동으로 옮겨지고 규제혁신을 불러와 대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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