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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라승용 농촌진흥청장] 농촌에서 休 하세요
치유와 회복을 뜻하는 ‘힐링’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다. ‘힐링’이 일상 언어로 자리 잡은 것은 피로와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들이 늘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만큼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서 이탈하지 않기 위해 현대인들이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가 버겁다는 뜻이다.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르고 온전히 자신의 내면을 돌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여행이다. 낯선 환경에서 얻는 영감과 재충전을 위한 호흡에 집중하는데 여행만큼 최적화된 조건도 없다.

우리 농업ㆍ농촌에는 인간의 원초적인 그리움을 채워줄 다양한 생활양식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있다. 인위적인 손길로는 결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농촌만이 가진 자연스러움이다. 자연ㆍ문화ㆍ역사ㆍ생산물 등 고유한 자원이 현대인들의 고단한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면역력을 높이는 처방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농업ㆍ농촌이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담당하는 보루에서 휴양, 관광, 문화공간으로 영역을 넓혀가며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농업ㆍ농촌의 전통문화자원과 지역 환경을 기반으로 농촌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 지역 식재료를 활용해 건강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농가맛집’과 농업ㆍ농촌의 교육적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농촌교육농장’이 대표적이다. 전국에 약 110여 개의 농가맛집과 620여 개의 농촌교육농장이 활발히 운영 중이다.

아름다운 풍광과 삶의 지혜가 녹아있는 전국의 농촌마을 68곳을 샅샅이 누벼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세시풍속과 전통생태체험, 농촌의 걷기 좋은 길, 종가음식도 알렸다.

강원도 영월 한반도뗏목마을에 가면 전통운송수단이었던 뗏목체험이 기다린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에 선정된 경남 산청 남사예담촌은 마을 전체를 감싸는 흙담과 오래된 나무, 빛바랜 고택이 운치를 자아낸다. 전남 신안 도고마을과 경북 청송 덕천마을도 시골마을의 정취를 느끼며 천천히 걷기에 좋은 길을 품고 있어 한 여름 추억 만들기에 그만인 곳이다.

전국의 특색 있는 농촌여행지가 실려 있는 ‘쉼표와 느낌표 여행, 농촌으로’는 농업과학도서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올 여름 농촌여행을 계획한다면 참고서로 삼아도 될 만하다.

‘현지인처럼 살아보기’가 최신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농촌의 일상을 경험해보는 농촌으로 떠나는 여행이 인기다. 우리에게 익숙한 삶의 터전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농촌여행의 백미다. 세월의 두께에도 묻히지 않고 고스란히 간직되어온 농촌 고유의 문화는 편안함, 그 이상의 안식을 선사한다. 느림의 순기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이자 긴장의 끈을 잠시 내려놓아도 조바심이 들지 않는 최고의 위안처이다. 농업ㆍ농촌의 전통문화자원을 새롭게 인식하고 그 속에서 공동체의 질서와 어울림의 아름다움을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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