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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마 주춤, 폭염 본격시작 ①] 폭염에 더 취약한 저혈압 환자, 탈수증상 막는 것이 예방1순위
폭염에 취약한 병이 바로 저혈압이다. 저혈압 환자가 자주 발생하는 여름에는 어지럼증, 호흡곤란, 흉통 등의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헤럴드경제DB]

- 폭염이 다시 고개…서울 최고기온 32도로 예보
-‘최근 이슈’ 고혈압 못잖게 폭염에 약한病 저혈압
- 여름, 저혈압 환자 혈압 더 떨어져…생명도 위협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주부 윤모(68ㆍ여) 씨는 수년 전 ‘그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1994년 이후 최대 폭염으로 기록됐던 2016년 8월이었다. 하순이었지만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령된 날이었다. 허리가 아팠던 윤 씨는 자주 찾는 동네 찜질방에서 누운 채 찜질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호흡이 가빠짐을 느꼈다. 정신도 어질어질하고 의식까지 희미해졌다. 급히 병원에 이송돼 고비를 넘긴 그는 “더운 날씨에 찜질까지 하다 체내 염분이 부족해져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했다”며 “지병인 심장 질환도 (저혈압을)부추겼다”는 이야기를 의사에게 들었다.

12일 서울 지역 최고기온이 32도로 예보됐다. 전날보다 2.5도 높은 기온이다. 이처럼 장마가 주춤하면서 폭염이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이미 폭염특보가 내려져 있는 상태다. 최근 ‘발암물질 고혈압약 논란’으로 고혈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곧 닥칠 폭염에 조심해야 하는 병은 사실 저혈압이다. 실제로 저혈압 환자가 병원을 가장 많이 찾는 시기는 여름, 그 중에서도 더운 7~8월이다.

저혈압은 노인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10∼20대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연령에 상관없이 어지럼증, 호흡곤란, 흉통 등 저혈압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보건당국은 당부했다.

이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저혈압 진료 인원은 3만1314명으로, 전년(2016년ㆍ2만9249명)보다 7.1% 늘었다. ▷70대 19.0% ▷60대 16.4% ▷50대 13.4% 순으로 장ㆍ노년층의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10대와 20대도 각각 12.4%ㆍ11.3%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월별 진료 인원은 7월(15.0%ㆍ4702명)과 8월(15.8%ㆍ4944명)이 가장 많았다. 환자 10명 중 3명이 두 달 동안 발생한 셈이다.

저혈압은 수축기(최고) 혈압이 90㎜Hg, 이완기(최저) 혈압 60㎜Hg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혈압이 감소하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장기에 혈액 공급이 줄어들어 방치하다가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저혈압은 혈액 또는 체액 감소, 혈관 확장, 임신, 알레르기에 의한 쇼크, 약제 복용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며 “자율신경계 장애를 유발하는 심근염, 심근경색증, 당뇨병, 만성 신부전, 파킨슨병 등의 질병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저혈압은 원인에 따라 ▷기립성 저혈압 ▷신경 매개 저혈압 ▷식후 저혈압 ▷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저혈압 ▷쇼크를 동반하는 중증 저혈압으로 나뉜다. 이 중 기립성 저혈압은 누워 있다가 몸을 일으켰을 때 수축기 혈압이 20㎜Hg 이상 감소하거나, 이완기 혈압이 10㎜Hg 이상 떨어질 때 발생한다. 이때 어지럼증, 메스꺼움 등이 동반된다.

신경 매개 저혈압은 심장과 뇌 사이의 자율신경계 기능 장애에 의한 병으로, 주로 청소년이나 젊은 성인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식후 저혈압은 식사 후 소화를 위해 혈액량이 장(腸)으로 많이 이동할 때 발생한다. 흑색 또는 밤색 변, 흉통, 어지럼증, 실신 경험, 고열, 고르지 않은 맥박,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으면 저혈압을 의심해보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또 다른 심평원 관계자는 “저혈압은 고혈압과 달리 출혈, 탈수 같은 일시적인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심할 경우 쇼크로 사망할 수도 있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름에는 저혈압의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지나치게 땀을 흘리지 않는 등 평소 체내 수분량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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