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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에나’ 된 은행계 저축은행
계열사은행서 넘긴 고객만 다뤄
9~10등급 저신용자 대출 전무
‘서민 금융기관’ 본연 역할 외면

금융감독원이 9일 이달 중 저축은행 영업실태를 공개하겠다고 나선 배경에는 저신용자 대출 외면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금융지주나 은행계열 저축은행들은 이른바 ‘하이에나’식 영업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대주주나 주력 계열사인 은행과 연계 영업 위주의 소극적 대출을 주로 하다 보니 서민 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계열의 IBK저축은행이 가장 심했다.

9일 저축은행중앙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계열 저축은행인 KB, 신한, 하나, IBK 등 4개사 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14.17%였다. 저축은행의 평균 대출금리가 20%를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6%포인트 이상 낮다. IBK저축은행이 11.23%로 가장 낮았고, 신한저축은행이 14.93%로 그 뒤를 이었다. 하나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은 각각 15.13%와 15.40%였다.

얼핏 저리대출을 해주는 것 같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KBㆍ신한ㆍ하나 등 3개사는 지난달 9~10등급 저신용자 대출을 아예 취급하지 않았으며, IBK저축은행은 8등급도 대출을 하지 않았다.

반면 1~3등급의 고신용자 대상대출은 경쟁사들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회 공시자료는 차주의 신용등급별 대출 비중이 나오진 않지만, 등급별 평균금리를 통해 고신용자 대출 편중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평균금리가 가장 낮은 IBK저축은행은 1~3등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6.66~9.31% 내에 분포돼 있다. 하지만 4등급만 되도 대출금리가 평균(11.23%)보다 높은 11.88%에 형성돼 있다. 지난달 대출이 이뤄진 5~7등급 금리는 13.37~16.80%에서 형성돼 평균금리보다 최대 5.57%포인트나 높다.

물론 이들 저축은행도 서민을 대상으로 자체 중금리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KB를 제외한 저축은행들은 모두 직장 근무 이력이 있어야 대출을 해줬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 선택권이 제한되는 점을 악용해 차주의 위험도에 대해 과도한 대출금리를 부과하는 행위를 집중 점검할 것”이라며 “저축은행은 영업실태를 소비자들에게 공개해 평가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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