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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결·상호작용으로 본 세계사
미국과 독일의 두 명문 출판사, 하버드대 출판부와 독일 C.H.베크 출판사가 야심차게 기획한 역사 시리즈 ‘하버드-C.H.베크 세계사’(민음사 펴냄) 가 번역, 출간됐다. 이리에 아키라 하버드대학 명예교수와 위르겐 오스터함멜 콘스탄츠 대학 교수 등 역사학계 석학과 학자들이 대거 참여한 이 시리즈는 종래 유럽중심적 서술에서 벗어나 연결과 상호작용이라는 역사인식의 관점에서 역사를 재구성했다. 이는 지난 역사학계에서 제기된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인 결과로, 중심과 주변, 선진과 후진 등으로 구별하지 않고 문명 전이의 역사를 균형감 있게 서술해 나간다. 또한 흔히 사건 중심으로 기술하는 대신 사건 그 자체보다 구조적인 배경에 주목, 입체적으로 현상을 바라보고 현재를 통찰할 수 있도록 이끈다.

가령 20세기를 다룰 때 보통의 세계사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지만 ‘하버드-C.H. 베크 세계사’는 세계대전 자체보다 그 배경에 주목한다. 당시 경제를 들여다보면 왜 많은 국가들이 한꺼번에 전쟁에 휩쓸렸는지 이해가 간다. 19세기말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제분된 밀가루는 전 세계로 팔려나가면서 경영혁명과 식생활 변화, 광고산업의 발달을 촉진시켰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세계가 이웃의 전쟁에 쉽게 휩쓸릴 수 밖에 없을 만큼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연결됐음을 깨닫게 된다. 환경사를 정치, 경제, 문화와 나란히 놓은 점, 공동체와 문화세계화, 초국적 경향을 1945년 이후의 역사를 이해하는 열쇠로 제시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윤미 기자/m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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