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여름날 야생화 ‘가을의 향기’ 태백산~백운산 고원을 거닐다
하이원리조트 야생화 군락지.

하늘길 15분~3시간 10여개 코스
수레국화·코스모스 여행객 반겨


백두산에서 뻗어내려오던 백두대간은 태백-정선에 이르러 2시 방향 소백산쪽으로 꺾인다. 경상과 전라를 아우르기 위함이다. 그 곧고 우람했던 백두대간이 동해를 따라 부산으로 향하려다 충주, 지리산쪽으로 돌리면서 미련이 남았을까. 환인은 이곳에 거대한 고원을 만들었다.

이곳은 석탄의 메카, 약속의 땅이었다. 태백 정선을 잇는 태백산 자락과 하이원이 있는 백운산 고원 일대엔 연탄을 운반하던 길이 많았다. 운탄(運炭)이다. 이 이름이 붙었던 백운산 능선은 석탄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잊혀져 갔지만, 강원랜드가 지역경제 새 활로의 중심이 되면서 철마다 새로운 빛깔을 품는 ‘하늘길’로 되살아났다.

하늘길은 총 10여 개의 코스를 갖추고 있다. 짧게는 15분, 길게는 3시간 걸린다. 하이원의 뒷산을 에두르는 산길, 둘레길은 17.1㎞로 최장(最長) 트레킹 코스이다. 특히 이 둘레길은 ‘운탄고도’를 포함하고 있다. 과거 석탄을 가득 싣고 대형 트럭이 달린 길로 해발 1100m가 넘는 산중 탄광에서 캔 석탄을 함백역까지 운반하기 위해 1962년 조성됐다.

여름에도 상괘한 바람을 느끼며 걷노라면 수 백 여 종의 야생화<사진>와 희귀 고산식물이 반긴다. 탄광갱도가 무너지면서 생긴 산중못 ‘도롱이 연못’엔 탄광촌의 사연이 살아숨쉰다. 광부의 아내들이 이 연못에서 도롱뇽을 보며 채광작업 나간 남편들의 무사귀가를 기원했다. 도롱뇽이 살아있으면 내 남편, 내 아들도 살아있다고 믿었다.

하늘길 카트를 탄 고객들.

스키장 슬로프는 여름이면 야생화 카트투어 여행코스가 된다. 수레국화, 루드베키아, 샤스타데이지 등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시원한 자태를 뽐낸다. 6월까지 금낭화, 민들레, 나도냉이, 분홍장구채, 샤스타데이지가 피면 7~8월에는 원추리, 해바라기, 춘자국 등의 노란 물결과 꽃유, 비연초, 갈퀴꽃 등의 보랏빛물결이 눈을 즐겁게 한다. 해발고도 1340m의 하이원 마운틴탑에 도달하면 7,8월은 10월이다. 가을엔 마운틴탑과 밸리탑을 왕복하는 코스에서 코스모스, 메밀꽃, 부처꽃, 각시투구꽃 등을 만난다.

하이원 마운틴탑에는 에델바이스, 알리섬 드을 비롯해 300여종의 희귀 고산식물이 서식하는 알파인 가든이 조성돼 있다. 만병초와 에델바이스가 주를 이루는 ‘만병초원’, 암석과 깽깽이풀 등 희귀식물로 조성된 ‘암석원’, 억새와 사초류로 조성된 ‘그라스 원’으로 나뒨다. 이 고산정원은 희귀자원 보존이라는 학술적 가치와 함께 어린이 체험학습 장소로도 사랑받고 있다. 올해 정선고원엔 8인승 하이원 카트가 새롭게 달린다. 

함영훈 기자/abc@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