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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G생명, 독자생존 길 모색하나
신한ㆍKB등 인수 소극적
해외주주 “AIA모델 있다”
기관주주들 과점소유구조
주주환원 높아 주가엔 보약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경영권 매각 작업이 ‘오리무중’인 가운데 독자생존이 ‘제3의 길’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ING생명이 글로벌 보험사인 AIA그룹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춘 만큼 매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앤드류 바렛 ING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IR팀이 지난 4월 말부터 이번 달까지 뉴욕, 보스턴, 시카고 등 북미 지역과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등에서 투자설명회(NDR)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기관투자자들은 AIA그룹과 비슷한 잠재력을 가졌는데도 주가는 저평가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AIA그룹은 미국 AIG그룹에서 분리된 글로벌 보험사로, 2010년 홍콩 증시에 상장된 후 다수의 기관투자자가 분리 소유하며 독립 경영을 하고 있다. 주요 주주로는 JP모건(지분율 8.9%)과 캐피탈그룹(8.1%), 뉴욕멜론은행(6.2%) 등이다.

AIA그룹이 홍콩증시에 상장한 후 신계약가치(VNB)는 연평균 27%, 세후 영업이익(OPAT)은 13% 성장했다. 지난해 ING생명은 VNB와 OPAT가 각각 33%와 17% 성장했다. ING생명의 주당 배당금 증가율도 AIA그룹(17%)과 비슷한 18%였다. 제2의 AIA가 될 실력은 충분히 갖춘 셈이다.

문제는 주가다. ING의 주가순자산비율(PEV)는 0.82배로, AIA생명(2.2배)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PBR 역시 ING생명(0.91배)이 AIA그룹(2.6배)의 3분의 1 수준이다. 주가 부진의 원인은 매각작업이다. 신한지주는 지난 4월 말 배타적 협상 기간이 종료된 후 ING생명 매각건을 별다른 진전이 없다. KB금융지주도 시큰둥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2일 금융연구원 조찬강연회 참석에 앞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ING생명 지분 인수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특히 그는 그룹 차원의 기업 인수ㆍ합병(M&A)에 대해선 “아직 없다”라고 강조했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우리은행도 잠재매수자로 꼽히지만, 지배구조 변경 후 인수합병에 나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사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도 매각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 지난 2013년 말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400억원에 인수한 후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1조1055억원을 회수했다. 이후에도 높은 배당 및 자본재조정 등을 통해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유지분(59.15%)은 고스란히 수익이 될 수 있다. 통째로 경영권을 매각하지 않더라도 기관투자자들에게 분할해 매각하더라도 손해 볼 일은 없다. 현 경영진 입장에서도 새 주인보다는 과점주주 체제가 나을 수 있다,

한편 ING생명의 외국인 투자자들은 PEV가 적어도 1배는 되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ING생명의 PEV가 1배가 되려면 주가가 6만5000원까지 올라야 한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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