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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미군 유해 송환 초읽기…비핵화 후속협상은 ‘오리무중’
미군 관계자 21일 방북
유해 200여구 확인작업 중

북미 후속협상 진전 없자
트럼프 ‘과거조치’ 강조 관측
내주 내 폼페이오 방북 예상


6ㆍ12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4개 조항 중 북미가 즉각 조치를 취하기로 약속한 북한 내 미군 전쟁포로ㆍ실종자들의 유해를 수습하는 작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전날 북한으로 넘어간 미군 관계자들은 유해 200구에 대한 확인작업을 거칠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22일 “전날 미군 유해 송환 업무를 맡은 미군 관계자들이 북한으로 갔다”며 “유해 송환에 대한 북미간 실무협의는 마무리됐지만, 유해 200여구에 대한 몇가지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며 “오늘 바로 송환이 이뤄지기는 어렵다. 정확한 송환날짜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엔사령부도 전날 미군 유해송환 업무를 맡는 하와이의 합동전쟁포로실종자사령부(JPAC) 소속 미군 관계자들이 북한으로 넘어가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그들(북한)은 전쟁기간 북한에서 전사한 우리의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를 이미 보냈거나 보내는 과정 중에 있다”며 “(유해들은) 이미 돌아오는 과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네소타주 덜루스 유세현장에서 “이미 오늘 200구의 유해가 송환됐다(have been sent back)”라고 말하기도 했다. JPAC 관계자들이 방북한 시점을 ‘유해 송환 완료’ 시점으로 잘못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당장 이번주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후속 비핵화 협상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과 관련해 “그들은 엔진시험장을 파괴하고 있다. 그들은 폭파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대북 전문웹사이트 ‘38노스’는 지난 12일에 인공위성에 찍힌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 위성 발사장 등의 사진에는 시설 폐쇄 준비 등의 징후가 포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해 발사장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에 사용되는 ‘백두산 엔진’ 실험이 이뤄진 곳이다. 2008년부터 가동됐다.

북한이 ‘전면적 비핵화’(total denuclearization)에 나섰다는 근거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를 언급한 것도 북미협상의 부진을 의심케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 공동성명) 문서를 읽어본다면 ‘우리는 즉각적으로 북한의 전면적 비핵화(total denuclearization)를 시작할 것’이라는 게 성명의 넘버 원”이라며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 폭파를 언급했다. 그는 “그들은 이미 대형 실험장 가운데 한 곳을 폭파했다. 사실 그것은 실제로는 실험장 4곳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5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했을 당시 핵 전문가들은 초대받지 못해 실험장의 ‘완전한 폐쇄’는 확인되지 못했다. 4개 갱도폭파 당시 내부까지 폭파됐는지 확인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더구나 북미 정상 공동성명에 ‘즉각적’(immediately)라는 표현이 들어간 문구는 제 4조항인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에 대한 것 뿐이다.

이 때문에 워싱턴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후속협상이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점을 의식해 북한의 과거 조치들을 강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미 국무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최대한 이른 시일에 북측인사와 만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북미 간 실무접촉이 늦어도 내주 내에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찾는 시늉을 하며 “북한에 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북한에서 매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여기에서 봐서 놀랐다”고 농담을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농담에 폼페이오 장관은 멋쩍은 듯 웃었다.

폼페이오 장관의 북한 측 카운터파트가 정해졌는지도 변수다. 아직 북한 측은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를 비롯해 구체적 북한 대표단 명단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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