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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질 취업자 감소세 이미 시작…계절 요인 제하면 4~5월 두달새 11만명↓

일자리 창출력 사실상 고갈…고용대란 심화 우려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지난달 취업자 증가 규모가 8년여만에 가장 적은 7만명대로 주저앉아 큰 충격을 준 가운데, 실질적으로는 취업자가 이미 줄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이나 농림어업ㆍ서비스 등 계절적 요인에 의한 변동분을 제거한 계절조정 취업자는 지난해 후반부터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다 올 4월에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달까지 2개월 동안 11만명 줄었다.

이는 우리경제의 일자리 창출능력이 사실상 고갈됐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특단의 대책이 없을 경우 고용대란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많다. 기존 대책에서 벗어나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전사회적 일자리 나누기 등 보다 과감한 정책이 시급하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계절조정 취업자는 지난달 2675만1000명으로 전월에 비해 5만6000명 감소했다. 4월에 5만5000명 줄어든데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한 것이다. 이로써 계절조정 취업자는 3월 2686만2000명에서 2개월 사이에 11만1000명 줄었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지 않은 전체 취업자 증가(전년대비) 규모가 올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동안 10만명대 초반에 머물다 5월에 7만2000명으로 축소돼 8년여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 실질적 취업자는 이미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계열을 넓혀보면 계절조정 취업자는 지난 2016년 3분기에 전분기대비 15만3000명 늘어난 것을 피크로 추세적으로 증가폭이 둔화돼왔다. 특히 지난해 4분기 7만9000명 증가에서 올 1분기에는 3만7000명으로 급감했고, 2분기 들어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이처럼 계절조정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우리경제의 일자리 창출능력이 사실상 고갈된 상태에서 조선과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과 도소매ㆍ음식숙박업 등 내수 부문의 안정적인 일자리가 급감한 것도 큰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달 계절적 요인으로 농림어업 취업자가 1년 전보다 6만2000명 늘어났지만, 제조업 취업자는 7만9000명 줄어들었고 도소매ㆍ음식숙박업 취업자도 10만1000명의 큰폭 감소세를 보였다. 건설업 취업자도 4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계절적 요인을 제거하면 실질적으로 감소했을 가능성이 많다. 건설업종 취업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임시ㆍ일용직은 23만9000명 줄었다.

우리경제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표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고용 측면에서는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드는 ‘고용 축소형’ 성장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경제 선순환을 가져오지 못하고 오히려 자영업 등 내수 부문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재정을 투입한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이 거대한 고용축소 흐름을 막기엔 역부족인 셈이다.

여기에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로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많다. 결국 기존의 단편적인 일자리 창출 정책에서 과감히 탈피해 고통분담을 동반한 전사회적인 일자리 나누기를 실현하지 못할 경우 고용대란의 큰 파도를 넘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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